국회는 8일 야당의 반발 속에서 한나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진행해 309조567억원의 새해 예산을 확정했다. 여당의 단독처리 강행에 맞서 야당이 실력저지를 시도하면서 일부 의원이 다치는 등 불상사가 벌어졌다.

이날 본회의 표결은 166명의 참여 의원 중 대다수가 한나라당 소속이었으며, 찬성 165명에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확정된 예산은 정부 제출안 309조5518억원보다 4951억원 순감됐다.

핵심 쟁점이던 4대강 사업 예산은 2700억원 삭감됐지만, 사업의 핵심인 보와 준설 관련 예산은 건드리지 않았다. 대표적 부수법안인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친수법)도 야당의 투표 배제 속에서 가결됐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따른 전력증강 차원에서 국방예산은 1419억원 증액됐다. 특히 K-9 자주포(620억), 대포병탐지레이더(260억원) 등 서해5도 긴급 전력보강 예산이 증액편성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미리 의장석을 점거한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과 여당 의원들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야당 보좌진이 본회의장 봉쇄를 뚫는 과정에서도 일부 여야 의원 간 주먹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야당 보좌진의 봉쇄로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못했으며, 사회권을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부의장에게 넘겨 예산안을 처리했다.

한나라당은 앞서 이날 오전 예산결산특위 회의장이 아닌 국회 본청 245호실에서 예결위도 단독으로 열어 개의 3분 만에 예산안을 처리해 본회의로 넘겼다. 이 과정에서 야당 예결위원들은 회의가 끝난 뒤 회의장 변경 통보를 받는 등 철저히 배제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