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10년도 직장생활을 사자성어로 어떻게 표현할까.
취업포털 사람인이 9일 직장인 208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17.6%의 응답자가 올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적수공권’을 택했다. ‘아무것도 없는 맨손’이라는 뜻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고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국가경제는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직장인들이 체감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긍정적인 대답은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9.4%)가 유일할 뿐, 준비 없이 일을 당해 허둥지둥대는 ‘임갈굴정’(8.3%), 작은 것에 만족하는 ‘소욕지족’(7.9%), 참고 견뎌지지 않는다는 ‘견인불패’(7.3%) 등 아쉬움을 나타내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인지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1208명을 대상으로 올해 직장인 최고의 거짓말(복수응답)을 물은 결과, ‘회사를 그만둔다’는 답변이 41.8%로 가장 많았다. 답답한 회사를 벗어나 창업 등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은데 가진 것이 없어 주저하는 직장인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어 ‘언제 한번 밥(술)이나 먹자’ ‘집에 일이 있어서’ ‘상사의 지시에 이해가 안 가도 알겠다고 말하기’ 등 힘든 직장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답변이 많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선정한 ‘2010 직장인 트렌드’에도 올 한 해 힘들게 살았던 직장인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직장인들은 고용 불안에 따른 이직 열풍을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다. 특히 87.5%는 업무 시간에 몰래 이직을 위한 수험 공부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덩달아 직장을 옮기려고 ‘이직 스터디’를 하거나 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직장인도 18.4%나 됐다.
특히 직장인 97.1%가 창업을 꿈꾼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좌절만 하는 것은 아니다. 2011년 신묘년에 대한 소망과 결심에 대한 사자성어로 꿈을 크게 꾸고 부지런히 생활하자는 뜻의 ‘붕몽의생’(15.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매일같이 발전해 나가는 ‘일진월보’, 돈도 많고 오래 살며 건강함을 뜻하는 ‘수복강녕’, 집안이 화목해 좋은 일이 있는 ‘가화태상’ 등으로 새해를 설계하는 이들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