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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밥솥’으로 선후배 구워 삶았죠

뮤지컬 ‘아이다’ 옥주현



“여기 분위기가 은근히 좋아요.”

옥주현(30)이 그의 집 근처인 이태원 커피숍에 자리를 잡았다.

그가 몰고 온 차가운 바깥 공기가 ‘특’ 사이즈 커피 향에 천천히 데워지는 동안, 뮤지컬 ‘아이다’(14일∼2011년 3월 27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를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120회 공연 단독 주연

그가 그룹 ‘핑클’ 멤버에서 뮤지컬 배우로 첫발을 내디뎠던 작품이다. 5년 만에 다시 국내 무대에 올려지게 됐고, 두 번째 ‘아이다’ 역시 그가 연기한다. 석 달 넘게 이어지는 이번 공연에서 그는 더블 캐스팅 없이 단독으로 아이다 역을 맡게 됐다. 총 120회 공연 동안 열연을 펼친다.

“펼쳐 보일 것이 별로 없던 5년 전 무대를 생각하면 아직도 안타깝고 죄송스러워요. 지금은 애 쓰지 않아도 젖어들 수 있는 여유, 매일의 공연을 즐길 줄 아는 요령이 생긴 것 같아요. 즐겁고 행복해서 그런지 고되고 힘들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아시다시피 워낙 잘 먹어서 체력도 짱짱하고요.”

배우들끼리 충분히 연습량을 쌓고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은 ‘단독 캐스팅’이라는 부담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주연 배우 가운데 최고참이 된 그에게선 라다메스 역의 김우형, 암네리스 역의 정선아를 향한 애정과 신뢰가 뚝뚝 묻어났다.

“셋이서 삼중창을 하는데 (박)칼린 선생님이 그러는 거예요. ‘우형이가 먹혀들어가는 느낌이 있어’라고요. 저희 둘 목소리가 좀 세긴 하거든요. (웃음) 어느새 목소리를 멋지게 결합시킨 우형이도, 쓰라린 카리스마를 느끼게 하는 선아도 100%짜리 배우예요. 그런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이미 연습 때부터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죠.”

무대 뒤에서 더 ‘스타’

첫 번째 ‘아이다’로 한국 뮤지컬 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그는 이후 ‘시카고’ ‘캣츠’ ‘브로드웨이 42번가’ ‘몬테크리스토’ 등 스케일 큰 작품에만 섰다. 핑클 시절부터 공인받은 가창력은 큰 재산이 됐지만, 단지 ‘옥주현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일들도 많았다.

“‘아이다’로 신인상을 받았을 땐 부끄러운 짐이 지워진 것 같았어요. ‘상 받았으니 다시 연예계 활동하겠지’ 하는 분도 물론 많았고요. 그때 오히려 결심이 섰던 것 같아요.”

어느새 무대 위 주인공으로 빛나기만 하면 다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 손 크고, 사람 불러 밥해 먹이기 좋아하는 성격 덕에 동료 배우들 속부터 챙기는 마음 씀씀이로도 유명하다.

“밥솥 들고 연습실에 나타나면 다들 웃어요. 고구마 찌고 밥해 먹고, 얼마 전엔 카레 30인분을 만들었는데 감자만 20개쯤 들어간 것 같아요. 사람 사이를 쫀쫀하게 메우는 데는 같이 밥 먹으며 정 쌓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오전 10시에 시작한 연습을 해가 진 뒤 마무리하는 터라 12월, 연말, 크리스마스의 정취 같은 건 여태 못 느꼈다. 하지만 매일 꿈속으로 출근해 또 다른 꿈속으로 퇴근하는 기분도 퍽 괜찮다고 했다.

“작품 할 때마다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돌아올 때 안개 낀 고속도로에서 느끼는 감정을 활용하려고 해요. 이 다리를 지나면 또 다른 현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옥주현에서 작품 속 캐릭터로 순간 이동해 푹 빠져드는 거죠. 정말 좋아서 하면 핑계 같은 것도 필요 없게 되나봐요. 오전 연습 시간 한참 전에도 눈이 저절로 떠진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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