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에 바짝 다가서면서 빚을 내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또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외상으로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잔고 금액은 코스피시장에서 4조3102억원을 기록했다. 11월 말과 비교해 무려 1314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코스피지수 2000을 향해 대세 상승을 보이던 2007년 6월 말 4조4569억원 이후 최대다. 2007년 3조원대를 유지하던 신용융자잔고는 2008년 지수 급락과 함께 대폭 줄어 2008년 10월에는 1조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특이한 것은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시장의 신용융자잔고 증가가 눈에 띈다는 점이다. 코스닥 신용융자잔고는 지수 상승 탄력이 현저히 떨어진 탓인지 올해 들어 1조3000억∼1조4000억원 수준에서 별 변동이 없다. 다만 전체 신용융자 잔고가 7조원대에 육박했던 2007년 6월께는 코스닥 신용융자잔고가 3조원 가까이로 치솟기도 했다.

신용융자를 이용해 9월 이후 개인들이 주로 산 종목은 코스피시장에서 현대건설, OCI, STX조선해양, POSCO, 신한지주, 외환은행, 효성 등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 에스엔유, 태웅, 오미디어홀딩스에 주로 투자했다.

이렇듯 신용융자는 늘었지만 고객예탁금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인의 주식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볼 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9일 14조4739억원으로, 올해 초 12조원대와 비교하면 늘었지만 10월 14조원대, 11월 15조원대로 지수 상승에도 그리 크게 늘지 않았다.

주식투자자금은 크게 늘었지만 여유자금을 굴리는 개인투자자들보다는 빚쟁이 투자자가 많이 늘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