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딱 한 차례 올라선 이후 멀어져만 가던 ‘코스피지수 2000’ 고지가 눈앞에 다가왔다. 이제라도 투자에 나서자니 두려움이 앞서지만, 손을 놓고 있기에는 2000이란 숫자가 너무나 유혹적이다.
3년 만에 다시 다가온 코스피 2000시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재테크 전문가들은 우선 ‘돈의 힘’을 믿어볼 것을 권한다. 넘쳐나는 유동성이 2007년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와 중국 등 신흥국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되,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를 활용하라고 입을 모은다. 지수가 더 올라가는 것과 개인투자자가 수익을 내는 것은 별개라는 이유에서다.
현대증권 하용현 투자컨설팅센터장은 “실력 있는 개인들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을 따라갈 수는 없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펀드나 자문형 랩(Wrap) 등 간접투자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또 ‘펀드 르네상스’가 기대되는 만큼 국내외주식형 펀드에 자산의 30% 정도를 투자하라고 말한다. 코스피가 2000을 돌파하는 시점을 전후해 펀드환매가 순조롭게 마무리되기에 앞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들은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에 육박하는 랠리를 지속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 순유입 지수대도 점점 상승해 펀드로 들어오는 돈이 환매 자금보다 많아지고 있다.
올해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에 눈길을 줘야 할 타이밍이라는 진단도 많다. 김광진 동부자산운용 투자전략본부장은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대형주 장세가 펼쳐진 뒤에는 중소형주 중에서 실적이 호전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치고 올라오는 장세가 반복돼 왔다”며 “이 같은 추세는 최소 1년 정도 이어지므로 실적이 개선되고 기술력을 갖춘 유망한 중소형주를 선점해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원자재 투자비중은 20% 내외로 제한할 것을 주문했다. 유망한 시장임은 분명하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예금과 부동산, 채권 등은 당분간 주목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를 지속하면서 투자 매력을 잃은데다, 설령 시중 금리가 오르더라도 인플레이션 우려로 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부동산 역시 아직은 투자수익을 기대할 만큼 매력적인 단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