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개봉될 판타지 블록버스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과 3D 애니메이션 ‘새미의 어드벤쳐’는 새내기 마법사들과 갓 태어난 바다거북이의 모험과 성장을 다룬다. 두 편 모두 가족 단위의 관객을 노리고 있지만, ‘성장통’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죽음의 성물1’은 어른을 향해 치닫는 세 남녀 청소년의 마지막 여정이 어둡고 치열하게 그려지는 반면, ‘새미…’는 갖은 위험에도 굴하지 않는 바다거북의 희망찬 앞날에 대부분의 초점을 맞춘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덤블도어 교장이 죽고 나서 해리 포터(대니얼 래드클리프)와 론(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엠마 왓슨)는 마법부를 점령한 볼드모트(랠프 파인즈) 일당의 위협을 피해 먼 길을 떠난다.
이들은 볼드모트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이자 그의 영혼이 담긴 죽음의 성물 호크룩스를 찾으려 하지만, 볼드모트와 해리는 서로 영혼이 연결돼 있는 탓에 볼드모트를 파괴하면 해리의 목숨 또한 위태로워질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베스트셀러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지막에 해당된다. 대미를 장식하는 만큼 액션 스케일은 거대해지고 등장 인물들이 겪는 감정의 혼란도 매우 복잡해졌다.
특히 착하디 착한 론이 질투에 사로잡혀 환상으로 접하는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키스 장면은 살짝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얘들이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다.
착하고 바르게 살면 무조건 악을 이긴다는 기본 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으면서도, 정해진 운명에 마냥 순응하지 않는 인물들의 모습은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미덕이다.
단, 시리즈 전편에 익숙하지 않은 영화팬들은 극 중 용어와 설정에 언제나 그렇듯 다소 낯설 수 있다. 약간의 예습이 필요한 대목이다. ‘킬 빌’처럼 1·2부로 나누었는데, 2부는 내년 7월 개봉 예정이다. 모든 궁금증은 그때 가서 풀릴 듯. 전체 관람가.
'새미의 어드벤쳐'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태어난 푸른 바다거북이 새미는 셸리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헤어지고, 이별의 아픔을 잊는 과정에서 사귄 친구 레이와 5대양 6대륙의 바닷속을 누비며 환상적이고 특별한 모험을 시작한다.
그러나 결국 새미는 그물에 걸려 레이와도 이별하게 되고, 무서운 피라냐 떼와 독수리를 피하며 파라다이스로 연결된다는 바닷속 비밀 통로를 찾아 헤매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여기에 기름 유출로 병든 바닷속은 생존마저 위협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를 좋아했던 관객들이라면 반겨 할 만한 해양 모험담이다. 3D 열풍에 힘입어 기술적인 측면이 보강됐다. 3D 효과만 놓고 보면 올해 개봉됐던 3D 애니메이션들 가운데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깊은 바닷속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상어나 작살을 쏘는 장면에 깜짝 놀라는 어른들도 수두룩할 것 같다.
반면 캐릭터는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이야기는 단조롭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결과이겠지만, 실사영화에 버금갈 정도로 복합적인 캐릭터와 구성을 갖춘 애니메이션들이 늘어난 요즘,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남녀 주인공을 맡은 빅뱅 대성과 f(x) 설리의 목소리 연기는 합격점에 가깝다. 요즘 아이돌들은 도대체 못하는 게 없다. 역시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