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한류스타 배용준의 따뜻한 미소가 일본 열도를 녹였다. 배용준과 김현중, 가수 환희가 나선 ‘미소 프로젝트 - 메시지! 투 아시아’가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3만여 팬들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펼쳐졌다. 1년3개월여 만에 후배들을 이끌고 일본을 다시 찾은 배용준은 13일 입국 당시 하네다 국제공항에 4000여 명의 팬들을 운집시켜 이름값을 과시했다. 행사가 끝난 뒤 예정에도 없이 한국 취재진을 만나 이번 이벤트의 취지와 소감, 현재 촬영 중인 새 드라마 ‘드림 하이’, 모두가 궁금해 하는 결혼 계획 등에 대해 솔직담백한 어조로 속내를 드러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로 행사장을 돌아다니는 등 살짝 흐트러진 모습을 처음 봤다(이날 자선 경매에서 그는 갑자기 넥타이를 풀어 기증했다)
))사전에 스태프에게 말도 안 했다. 해 드릴 것은 없는데 시간은 빨리 가고…, 그래서 돌출 행동을 저질렀다. (웃음)
)일본 내 병원을 찾아 미숙아들에게 보육기를 선물하는 영상을 보면서 많은 팬들이 감동받았다.
))항상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다. 뭔가를 보여주고 말고를 떠나 마음으로 다가서면 된다. 실은 나 모르게 몇몇 분들이 내 이름으로 자선 활동을 하신다. 고맙게 생각한다. 아까 무대에서 내가 울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감동을 받아 눈가가 따뜻해졌을 뿐이다. 울었다고 하지 말아 달라.(웃음)
)행사 중간에 박용하 추모 코너가 있었다.
))특별한 생각은 없었지만, ‘겨울연가’에 같이 나왔던 동생이니까 ……. (침묵)
)표정이 조금 어두워진 것 같다.
))보기에 그런가? 예전에 불면증 애기를 잠깐 꺼냈다가 팬들이 많이 걱정한 적이 있다. 누구에게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잘 극복해 나갈 것이다.
)일본 내 한류가 잠시 침체기를 겪다가 다시 올라오는 분위기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부터 국내 취재진에게 항상 드렸던 말씀이 “한류가 아닌 아시아를 아우르는 개념을 담아 ‘아시아류’라고 부르자”였다. 아시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놓고 보면 정말 크기 때문이다. 얼마 전 드라마 ‘도망자’를 보면서 박수를 친 이유가 등장 인물들이 한국어·영어·일본어로 얘기했기 때문이다. ‘그래, 그거야!’라고 생각했다.
)이나영 때문에 ‘도망자’를 열심히 봤나 보다.(웃음)
))우리 회사(키이스트) 소속 배우니까.(웃음) (이)나영이는 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에서 내 동생으로 나왔다. 친하다. 그런데 왜 (이나영과의) 열애설과 결혼설이 나올까? 한 번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송혜교씨랑 와인을 마셨는데, 몇몇 매체가 이지아씨랑 밤에 만난다고 잘못 보도한 적도 있다. 그래서 (송)혜교씨한테 “너 정말 존재감 없다”고 놀렸다.
)얼마 전 집을 마련하면서 결혼설이 불거졌다.
))땅을 밟고 싶어 시골로 이사하려 했다. 그런데 매니저들이 내가 진짜로 농사짓고 살 것 같아 걱정했나 보더라.(웃음) 말렸다. 이번 이사는 별 뜻이 없다. 자주 이사하니까 여러 사람 힘들게 하고, 자꾸 집값을 올려 달라고 하고, 고장 나면 (집 주인이) 잘 안 고쳐주고….(웃음) 희한하게 여자를 만날 기회가 별로 없다. 외부 활동을 안 해서 그런가? 결혼 계획이 생기면 공개할 것이다. 얼마 전 고령의 친할머니가 “너 몇 살인데 아직 장가도 안 가고 뭐하느냐”고 질책하시기에, “나 서른 한 살이야”라고 거짓말했다.(웃음)
)드라마 ‘드림 하이’로 박진영과 손잡았다.
))둘의 생각이 비슷했다. 코드가 맞았던 거다. 말을 놓지는 않지만 편하게 얘기한다. 얼마 전 둘이 맥주 8병을 나눠 마셨는데 다음 날 머리가 너무 아파 “고작 이 정도 가지고 왜 그러지”라며 서로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웃음) 개인적으로 전문적인 연기 교육을 받지 못해 극 중의 예술학교가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교육 사업에도 원래 관심이 많았고.
)차기작 계획이 궁금하다.
))매니저가 시나리오나 극본을 너무 안 가져다준다.(웃음) 현재로선 없다. 영화든 드라마든 상관없다. 완벽주의자란 소문 탓에 작품을 까다롭게 고른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무근이다. 절대로 완벽하지 않다.(웃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면 언제나 대환영이다. /도쿄=노민지(일본 통신원)·사진 제공/디지털 어드벤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