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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꽁꽁 시린날 ‘모락모락’ 사케 한잔

찬바람이 들어갈세라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바삐 움직이는데, 발걸음을 붙잡는 곳이 있다. 김 서린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이자카야다. 코끝 시린 추운 겨울날, 향긋한 사케 한잔 들이켠 후 추위에 딱딱하게 굳었던 근육들이 말랑말랑해지는 현상을 경험해 본 이들은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신사동에 자리한 쿠노요는 가로수길 이자카야의 터줏대감이다. 쿠노요가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비결은 ‘찾아가는 맛’을 꼽을 수 있다. 사케집은 대로변에 있는 곳보다 약간은 구석진 자리에 숨은 듯한 가게가 더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공간도 넓지 않아서 좋다. 사케는 살을 비비면서 마셔야 맛있는 술이기 때문이다. 중독성 강한 야사이베이컨이타메(베이컨숙주볶음)와 자꾸만 ‘손이 가요 손이 가∼’를 흥얼거리게 되는 보리새우튀김 등 쿠노요의 별미도 비결 중 하나다.

멋쟁이가 아니고서는 소화하기 힘든 동그란 뿔테 안경이 잘 어울리는 은발의 사장님은 1990년 일본 유학 시절 사케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이후 시간만 나면 일본에 머무르면서 이자카야를 전전했단다. 그리고 28년간의 패션 디자이너 생활을 마감하고 오랜 꿈이던 이자카야를 오픈했다.

쿠노요에서는 다른 이자카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끼용 싸구려 사케는 찾아볼 수 없다. 사장님의 까다로운 입맛을 거친 품질 좋은 사케가 리스트업되어 있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사케도 구비되어 있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아지트로 통한다. 술에 대해 엄격한 사장님 탓에 쿠노요에서는 화학주를 찾아볼 수 없으니 소주 애호가들은 참고해야겠다.

/글·사진 윤희상(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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