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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작가 교체, 배가 산으로 가는 꼴

작가가 중간에 바뀌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14일 KBS2 ‘매리는 외박 중’을 봤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이제까지 극을 그나마 지탱하던 인물들의 아기자기한 감정 교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초등학교 수준의 개그적인 설정만 남아 있었다.

더욱 짜증 났던 것은 여주인공 매리(문근영)의 캐릭터 묘사였다. 아버지까지 포함해 세 남자 사이에서 자존심을 지키려 애쓰던 이전과 달리, 아버지의 한마디에 된장을 싸 들고 정인(김재욱)의 집으로 향하는 모습은 한국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의 수준을 두세 단계 떨어뜨렸다. 한 마디로 재미도, 의미도 완전히 실종된 지경에 이르렀다.

흔히들 드라마는 ‘작가 싸움’이라고 한다. 요즘 들어 많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감독이 전권을 행사하는 영화와 다르다. 영화는 감독의 재량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영상과 줄거리가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하는 반면, 드라마는 작가의 손끝에서 빚어지는 줄거리에 엄청나게 많은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방영 도중에 작가를 교체하는 것은 전쟁 중 장수를 갈아치우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물론 시청자 입장에선 ‘재미있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문제는 작가 교체가 개선이 아닌 개악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에 있다. ‘매리는…’에 앞서 ‘대물’도 새로운 작가가 투입된 뒤 한동안 내용이 중구난방으로 오락가락해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실제로 ‘대물’과 ‘매리는…’ 모두 작가가 교체되고 나서 오히려 시청률이 하락했다. 같은 시간대의 경쟁 드라마 때문이 아니다. 갑자기 달라진 방향에 시청자들이 외면한 결과다. 피치 못할 속사정이 있었겠지만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작가 교체, 올 하반기 방송계가 남긴 교훈이라면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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