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회의장들이 16일 예산안 강행처리 과정과 결과를 놓고 여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만섭 전 의장은 이날 PBC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격려전화’ 파동과 관련, “그것이 위로 전화이건, 격려 전화이건 할 필요 없는 전화를 한 것”이라며 “이런 일들이 정국을 더 꼬이게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회기 내 예산안 통과를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은 잘못”이라면서 “한나라당은 날치기 후 잘한 일을 한 것처럼 오만하던데 그런 자세를 버려야 한다.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있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박희태 의장에 대해서도 “대통령 뜻에 따라 직권상정하고 밀어붙였다”며 “국회의장은 대통령과 동격인데 부당한 말은 절대 들으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김형오 전 의장도 이날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너무 조급하게 밀어붙이는 바람에 역풍을 맞았다”며 “일주일 정도만 더 합의 과정을 거쳤더라면 여론이 이처럼 나빠지지 않았을 것이고, 일부 누락 예산도 충분히 검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행처리의 명분인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 못지않게, 헌법에 명시된 법정 예산 심사 기간도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