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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영구 ‘제 2전성기’

美스태프도…신세대도‘띠리리리리리∼’



29일 ‘라스트 갓파더’의 개봉을 앞둔 심형래(52) 감독은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탓인지 매우 피곤해 보였다.3년전 메가폰만 잡았던 ‘디 워’ 때와 달리, 이번에는 연출과 주연을 겸해 온몸으로 홍보 일선에 나서고 있어서다.그러나 “코미디는 물론이고 예능 프로그램도 몇 번 녹화해 보니까 옛날 감을 금세 되찾겠더라”며 자신있어하는 표정은 1980∼1990년대 안방극장을 휩쓸었던 ‘코믹 아이콘’의 자존심을 진하게 발산했다.

지금은 ‘영구 세상’

영구의 귀환에 방송계가 우선 들썩이고 있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해 케이블 채널까지 채널만 돌리면 영구의 상징인 “영구 없∼다”와 “띠리리리리리”가 흘러나온다. 그의 개그를 잘 모르는 신세대들도 “진짜 웃기는 중고 신인이(?) 나타났다”며 환영할 정도다.

오랜만에 돌아온 방송은 친정처럼 익숙하지만, 몇 안 되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설 자리가 줄어든 후배 희극인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예전부터 코미디는 방송사에서 홀대받기 일쑤였죠. 앞에서는 실컷 웃어놓고도 뒤에 가서는 저질이라며 무시했던 게 사실입니다. 여건이 뒷받침된다면 다시 후배들과 손잡고 코미디를 재건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할리우드에 간 영구

지난 2월 ‘…갓파더’의 촬영을 위해 미국 LA의 세트장에서 처음 만난 현지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영구의 확실한 지지자로 바꿔놓는 게 급선무였다.

미국에서 슬랩스틱 코미디는 화장실 유머나 섹스가 가미된 성인 대상의 코미디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는 게 사실. 이들을 상대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전 연령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영구만의 유머 코드를 주입시키고자 노력했다.

대본 연습과 리허설에서 엎어지고 자빠지기를 수십 번 계속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 감독의 얼굴만 보면 웃음부터 터트리는 배우들과 스태프가 늘어났다. 나중에는 자기들이 먼저 “영구를 서부시대로 보내자” “중세가 더 어울린다”며 아이디어를 먼저 제시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대인배' 하비 케이텔

극 중 영구의 아버지인 마피아 대부를 연기하는 하비 케이텔은 ‘비열한 거리’ ‘저수지의 개들’ ‘피아노’ 등을 통해 잘 알려진 명배우다. 1939년생으로 일흔을 넘겼지만, 지금도 출연 제의가 밀려들고 있다.

심 감독과 함께 일하는 영구아트무비 직원의 끈질긴 섭외 노력으로 출연이 어렵게 이뤄지고 나서는 심 감독의 후견인을 자처할 만큼 자상한 일면을 과시했다. “늦둥이로 본 네 살배기 아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어 캐스팅을 받아들였다고 나중에 털어놓더라고요. 쉴 때면 개인 트레일러로 불러 ‘이곳은 할리우드이므로 누구든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더군요.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이었습니다.”

참고로 그의 출연료 수준에 대해서는 “미니멈 개런티에 미국 내 수익의 일부를 나눠주는 조건”이라고만 살짝 귀띔했다.

앞만 보고 달린다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디 워’에 관해서는 언급을 피하려 일부러 애쓰는 눈치였다. 당시의 총 제작비와 수익, 그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대답해주지 않았다. “이제는 영화 외적으로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고 싶지 않아요. 당장 눈앞의 ‘…갓파더’가 중요하니까요. 대신 할리우드 도전기를 담은 백서 형식의 책에 모든 내용을 공개할 겁니다. 그 책을 보면 ‘디 워’가 거둔 성과를 알 수 있겠죠. 아니 시나리오만 완성되면 내년이라도 당장 3D로 제작에 들어갈 (‘디 워’의) 속편이 모든 의문점을 해소해 줄 테니 조금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영구처럼 실없이 웃다가도, 나직한 목소리로 “할리우드를 만날 부러워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할리우드의 문을 노크하는 이유”라며 눈빛을 번득이는 모습에서 진짜 속내가 궁금해졌다.

바보와 천재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 더욱 무서워지는 사람, 바로 영구의 탈을 뒤집어쓴 심 감독이다. /사진=최현희(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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