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신조어 ‘브릿팝’을 탄생시킨 영국 밴드 스웨이드가 7일 런던에서 공연을 열었다.
3월 자선 행사로 기획된 7년만의 재결성 첫 공연에 이어 실내 공연장으로는 영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O2 아레나에서 펼쳐진 이번 공연은 밴드 역사상 가장 대규모 공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30∼40대 팬이 앞줄을 채운 반면 10대 팬이 뒤쪽에 포진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보컬 브렛 앤더슨 특유의 비음에 글램록 분위기가 돋보이는 ‘This Hollywood Life’로 문을 연 공연은 이어진 3집 히트곡 ‘She’와 ‘Trash’에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마니아적 성향이 강한 1·2집과 대중성이 강화된 3·4집 히트곡을 고루 섞은 세트리스트에 7년을 기다린 팬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44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무대를 누비며 노래하는 브렛 앤더슨과 7년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호흡을 선보인 멤버들은 스웨이드의 나침반을 과거에서 현재로 돌렸다.
강렬한 기타 사운드의 록넘버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고 빛을 발한 슬로우 템포의 곡들은 공연의 숨겨진 하이라이트였다. 브렛 앤더슨의 애절한 보컬과 닐 코들링의 영롱한 키보드 연주로 듀엣으로 선보인 ‘The Next Life’, 젊은이들의 송가 ‘The Wild Ones’, 처절한 가사의 ‘By The Sea’ 등이 그 주역이다. 팬들과 하나가 되어 노래한 ‘Saturday Night’로 공연을 마친 밴드는 ‘아름다운 관객’에게 박수를 보냈다.
◆ XFM 공로상 수상
성공적으로 단독 공연을 마친 스웨이드는 라디오 XFM에서 매해 연말에 개최하는 합동공연 ‘XFM 윈터 원더랜드’에 XFM 공로상 수상자 및 깜짝 스페셜 게스트로 초대됐다.
15일 헤드라이너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 공연 직전 상패를 받은 스웨이드는 드러머 사이먼 길버트의 독감으로 인한 불참으로 예정보다 짧은 세 곡의 어쿠스틱 공연을 선보였다. ‘Trash’ ‘Animal Nitrate’ ‘Beautiful Ones’로 이어진 미니 공연은 브렛 앤더슨의 탬버린과 닐 코들링, 리처드 오크스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만으로 원곡과 다른 아련한 분위기를 선사했다.
재결성 공연과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친 베스트 앨범 ‘Best Of Suede’ 발매로 돌아온 스웨이드는 각종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신곡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밴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내년에도 공연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브렛 앤더슨이 2005년 더 티어스, 2007년 솔로로 두 차례 내한 공연을 가진 바 있지만 스웨이드로서는 찾은 적이 없기에 이번에는 서울에서 스웨이드를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