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구단 창단을 희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엔씨소프트는 지난 13일 KBO에 창원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구단 창단의향서를 제출했으며 국내 9번째 구단 창단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22일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구단 창단 의사를 밝힌 것은 게임 기업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90년대 중반 태동을 시작한 온라인 게임업계는 그간 ‘돈은 많이 벌지만 사회 공헌에는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공익사업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게임업 특성상 이를 전면에 내세우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이에 국내 온라인 게임 회사의 간판인 엔씨소프트가 이미지 쇄신은 물론 파급 효과 등에서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는 ‘9구단 창단’이라는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매출액 7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이 예상되는 우량 기업이다.
온라인을 매개로 하는 기업이 야구단을 소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엔씨소프트가 이번 결정을 하는 데 힘이 됐다.
◆ 미·일 업체 성공도 영향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오너는 일본의 유명 게임사인 닌텐도이며, 일본 프로야구의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주인은 각각 온라인 쇼핑몰 회사인 라쿠텐, 이동통신·포털·게임 등의 사업영역을 갖춘 소프트뱅크다. 실제 이들 기업은 금융·제조사 일색이었던 기존 오너 기업에 비해 창의적이고 팬 친화적 마케팅으로 호평받고 있다.
한편 야구단 창단 의향을 공개한 엔씨소프트의 이날 주가는 전날 대비 1만4000원 하락한 1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주주들이 매년 약 150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가는 야구단을 반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업 이미지 개선, 브랜드 노출 등의 효과를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A증권사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야구단을 만들어 국민과 함께 호흡한다면 게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 게임 관련 각종 규제나 수출을 방해하는 장애물 등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