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을 포함한 일부 쇼트트랙 코치가 고교 전국대회에서 가위바위보로 선수 입상 순위를 정해놓고 승부 조작을 벌이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3월 성남시장배 전국 중·고 남녀쇼트트랙대회에서 특정 고3 제자들이 우승하도록 경기 결과를 짜맞춘 혐의(업무 방해)로 국가대표 출신 유명 코치 A씨(45)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B씨(36) 등 다른 코치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3월 6일 500m와 1000m 등 4개 고등부 개인 종목에서 가위바위보로 미리 1·2·3위를 정해 선수를 이 결과에 맞춰 달리게 했다. 나머지 선수에게는 ‘컨디션이 나쁘다’며 기권하도록 하거나 일부러 속도를 늦추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국가대표 출신 등인 이들 코치는 경찰에서 “전국대회 입상 실적이 부족한 고3 학생들을 우승시켜 대학 진학률을 높이려고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애초 일부 코치가 승부 조작 제의를 거부하자 ‘레이스 도중 제자가 부상하도록 만들겠다’고 협박해 짬짜미를 강요하고, 승부 조작에 가담한 코치에게 비밀을 유지하라며 ‘백지 각서’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