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당 대표의 성희롱 발언으로 비난의 표적이 되고, 대북기조 등 현안을 놓고 지도부가 내분 양상을 보이는 등 ‘바람 잘 날’ 없는 상황이다.

안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오늘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모두발언을 피했다. 전날 ‘자연산’ 언급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한 ‘근신’으로 해석됐다. 이날 야당은 일제히 그의 발언을 비난하고 나섰다.

당내 수도권 의원들은 안 대표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초선 모임 ‘민본21’의 주광덕 의원은 “이 정도면 향후 선거에서 지도부가 유세 나오는 걸 바라는 의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진 의원도 “지역에서 맨발로 뛰며 돌아다니면 뭐하느냐. 한 방으로 끝났다”고 한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홍준표 최고위원이 ‘한·미 FTA 비준안 여야 합의 상정’ ‘대북 강경기조 수정론’ 등의 입장을 보인 남경필 의원을 “국가안보나 국익문제에 부닥쳤을 때 당파적 접근이나 인기몰이식 발언은 안 된다”고 공격했다. 그는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종북적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라며 “햇볕정책은 전쟁을 준비하는 위장평화 시대를 낳았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러자 남 의원은 “종북주의자로 몰아붙이는 것은 집권 여당 최고위원으로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햇볕정책은 일방적 퍼주기로 북한의 무장을 불러온 문제가 있지만 남북 화합의 큰 틀을 잡았다는 점은 평가돼야 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