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쥐식빵 사건’을 처음 제기한 김모(35)씨가 자작극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수사 중인 경찰은 문제의 식빵에 대한 정밀감식을 의뢰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6일 김씨가 경찰에 가져온 식빵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빵의 성분, 배합률 등을 분석해 이 식빵이 어디서 구워졌는지 등을 밝히고 빵에 박힌 이물질이 무엇인지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육안으로 봐서는 이물질이 쥐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현재 수분이 빠져나가 쭈글쭈글해진 상태이고 빵 역시 부패가 진행되면 증거가 사라질 우려가 있어 이른 시일 내에 감식을 마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김씨는 “아들을 파리바게뜨에 보내 사온 밤식빵에서 쥐가 나왔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인근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그가 왜 경쟁 업체에서 빵을 샀느냐는 질문에 “아들이 ‘우리 집에는 먹을 만한 빵이 없다’고 투덜거려 1만원을 주면서 파리바게뜨에 가서 먹고 싶은 빵을 사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가게 일이 끝난 새벽에 근처 PC방에 가서 사진을 올렸다”며 “컴퓨터가 켜져 있어 그냥 글을 썼을 뿐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일부러 도용한 것은 아니다”고 자작극 의혹을 부인했다.

김씨는 문제의 빵을 판 경기 평택시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과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부인과 함께 다른 유명 제빵 브랜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피고소인 신분인데다 자진 출석한 점을 고려해 전날 오후 6시께부터 8시간가량 조사한 후 집에 돌려보냈다. 경찰은 김씨가 제빵 기술을 가졌고 진술이 상당 부분 앞뒤가 안 맞는 점으로 미뤄 자작극을 벌였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빵을 정밀 감식한 결과를 토대로 김씨와 파리바게뜨 관계자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