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교육감의 주요 교육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 시장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흔히 학군을 따라 움직이는 전세 수요가 공교육 개혁 방안으로 제시된 혁신학교 주변으로 몰리면서 전세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혁신학교 지정=전세 부족’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낳을 정도다. 경쟁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해 새로운 교육 대안을 찾는 학부모들이 늘면서 혁신학교로 학군 수요가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혁신학교 주변 전세가격 변동률은 상위 시·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판교 삼평동의 경우 지난주 아파트 전셋값이 11월 둘째 주 대비 2.58%나 올랐다. 판교신도시 전체 상승률 1.06%의 두 배가 훨씬 넘는다.
봇들마을9단지 144㎡형은 지난달까지 4억7000만원이던 전셋값이 한 달 새 2000만원 뛰어오른 4억9000만원에 계약되고 있다. 지난해 9월 혁신학교로 지정된 보평초등학교에 자녀를 진학시키려는 부모들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114의 설명이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서정마을5단지 108㎡도 11월에는 2억원 초반이었던 전셋값이 이달 들어 2억2000만원대로 뛰어올랐다. 역시 올해 3월 혁신학교로 지정된 서정초등학교 진학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의 반응이다. 혁신학교가 위치한 고양시 일산동(일산중학교) 역시 0.69%로 고양시 전체 0.6%에 비해 높은 전세 상승률을 보였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구름산초등학교가 있는 광명시 소하동 삼익아파트도 중소형 면적대가 한 달 새 500만원씩 올랐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핵심 사업으로 일찌감치 시작했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던 혁신학교 사업은 공교육정상화 모델로 지난해 9월 13개 교에서 출발해 국민적 기대 속에 올해 11월 34개 교(예비지정 포함)가 추가돼 총 77개 교로 늘었다.
경기 지역은 9월 기준 총 43개 학교가 지정돼 운영되고 있고, 서울시도 올해 총 23개 학교(초 10개 교, 중 10개 교, 고 3개 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돼 내년부터 운영된다. 서울시는 앞으로 2014년까지 순차적으로 300개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할 계획이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김윤일 연구원은 “공교육 개혁 방안으로 제시된 혁신학교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주변의 전세 부족 현상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