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야의 종을 누가 울릴까.”

해마다 이맘때면 이런 궁금증이 생기곤 한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타종행사는 1953년 처음 시행된 이후 10·26 및 12·12사태가 발생한 79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총 56회 열렸으며, 타종에 참가한 인원은 모두 569명이다. 공무원 등 행사를 주관한 인사는 160명(28.1%)이었고, 문화예술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포함한 ‘시민대표’는 409명(71.9%)이었다. 가장 많이 등장한 인사는 김충용 전 종로구청장으로 참석 횟수가 총 8회에 달한다. 서울시장을 역임한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현 시장도 각각 4회다.

시민대표가 타종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86년이다. 당시 문화예술인과 모범시민 각 1명씩 참가하고서 점차 일반 시민이 늘어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한 93년에는 무려 110명이 타종했다. 최고령 시민 참여자는 99년에 102세로 참가한 전방이(1897년생)옹이며, 최연소자는 94년 11세로 타종한 김선희(1983년생)씨다.

희생과 봉사를 상징하는 인물들이 타종에 많이 참여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002년에는 소매치기를 뒤쫓다 사고를 당해 숨진 장세환씨를 기리며 부친인 장기효씨가 타종했고, 2006년에는 철로에서 어린이를 구하다 두 다리를 잃은 철도원 김행균씨가 한 해의 마지막 밤을 알리는 종을 쳤다. 2007년에는 50여 년간 소외된 계층과 이주노동자의 아픔을 보듬어온 필리핀인 ‘천사수녀’ 미켈라 산티아고가 타종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올해에도 인터넷 등을 통해 타종인사 10여 명을 추천받아 31일 오후 행사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