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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비틀스 ‘음반시대의 종결’ 고하다

[차우진의 뮤직토크]

연말이면 어김없이 이런저런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건 밀린 고지서처럼 한꺼번에 찾아오고 또 엄격한 에디터처럼 칼 같은 마감을 지키도록 요구한다. 그러니까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연말결산이다. 그중 두 가지만 꼽아보자.

개인적으로 올해 대중문화계에서 벌어진 일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아이튠즈에서 비틀스 음원이 판매되기 시작한 일이다. 사실 아이튠즈를 사용할 수 없는 한국에선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은 사건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원본의 변형을 금지했던 비틀스 음원의 저작권자들을 설득한 애플은 아무래도 ‘음반시대의 종결자’로 기억될 것 같다.

요컨대 비틀스의 음악은 21세기에 단지 ‘수익성은 높지만 디지털 음원으로 가공되지 않은 소스’가 아니라 ‘MP3 시대에 마지막 음반 노스탤지어’를 상징했다. 그런 비틀스의 음원이 아이튠즈로 상징되는 음원시장에 풀린 것은 바야흐로 음반의 시대가 끝장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음반과 MP3, 혹은 원본과 복사본의 진정성을 가르는 논의는 무의미할 것이다. 비틀스의 등장과 성공이 20세기 대중음악(특히 록)의 미래를 여는 사건이었음을 떠올릴 때, 아이튠즈와 비틀스의 결합은 보다 더 의미심장해질 것 같다. 대중음악사에서 이 사건은 2010년을 정의하는 데 반드시 언급될 일일 것이다.

다른 하나는 스마트폰과 SNS의 영향력이다. 올 한 해 동안 트위터와 스마트폰의 기능은 사회 전반에 걸쳐 그 영향력의 범위를 확장해온 게 사실이지만 특히 정치와 대중문화에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을 생각하게 했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이진원의 죽음으로 디지털 음원의 한국형 수익구조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벌어진 것뿐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음악과 미술에 있어서 즉각적인 감상과 문제 제기가 이뤄진 것은 분명 기억해야 할 일일 것이다.

특히 작품 자체에 대한 것보다는 2차 생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리뷰, 기사, 블로그 포스팅 등에 대해서만큼은 트위터가 그 어느 시스템보다 훨씬 직관적이면서도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데 유용하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공개, 전파시키는 방법에 있어 SNS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는 셈이다.

이 두 개의 사건은 공교롭게도 디지털과 모바일이란 키워드를 품고 있다. 21세기가 시작된 지 10년, 그 사이 삶의 기반이 디지털로 변한 건 주지의 사실인데 바야흐로 그 토대 변화의 결과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

이때 중요한 건 이 속도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변화가 환기하는 건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제 나름의 속도로 변화를 즐기거나 무시하는 것, 21세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교훈은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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