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 가는 한 해와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종무식과 시무식이 예년과는 사뭇 달라졌다.
연평도 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전국을 휩쓴 구제역 사태 등으로 지자체는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가 하면 일부 지자체와 기업 등은 관례를 벗어난 문화행사 등으로 기획을 바꾸고 있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에 직격탄을 맞은 지자체들은 조용한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구제역 방역에 여념이 없는 경기도 여주·파주·양평군 등 지자체는 31일과 내달 3일 예정했던 종무식과 시무식을 취소하거나 회의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경기도는 모든 공무원이 참석해 간단한 다과회 형태로 치르려던 종무식을 간부회의로 대체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청정한우’ 자존심이 깨진 강원도 역시 본청을 비롯해 18개 시·군 대부분이 행사를 취소하거나 직원 포상 위주로 간략하게 치를 예정이다.
반면 문화행사를 감상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곳도 있다. 경기 부천시는 31일 시청사 대강당에서 직원 동아리의 트렘펫·색소폰 연주를 들은 후 영화 ‘부당거래’를 함께 감상한다. 제주시는 이날을 ‘공직문화 변화의 날’로 정하고 다문화 사회, 신들의 섬 제주 등 6개 주제에 대해 공무원이 직접 준비한 무용 퍼포먼스와 연극, 댄스 등 공연을 즐긴다.
민간 분야의 행사는 변화와 희망이 엿보인다. 포스코는 새해 3일 포항 본사 대회의장에서 시무식을 대신해 CEO가 직접 나서 신년 경영브리핑을 열고 서울와 광양 센터를 화상으로 연결해 미디어 시무식을 진행한다.
영남대학교는 종무식에 앞서 총장과 보직교수 등이 참가해 경산시 북부동 일대를 청소하며 깔끔히 한 해를 정리할 예정이다. 경남은행은 이날 올해를 보내는 소감과 새해 소망 등을 적은 파란색 리본을 서로 묶어 연결하는 이색 종무식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