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에 이어 경유 가격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유가 상황에 맞춰 경보를 발령했다.

3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9일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가격은 ℓ당 1605.08원으로 집계됐다. 주유소 경유 가격이 1600원을 넘은 것은 2008년 10월 20일(1601.91원) 이후 처음이다.

주유소 경유가격은 29일 판매가 기준 서울이 ℓ당 1685.89원으로 가장 높았고 부산, 인천, 광주, 대전, 경기, 강원, 제주 지역 등 9곳이 1600원을 웃돌았다. 올해 들어 경유의 일일 최저가격은 1432.97원(1월 4일)으로 1년 만에 ℓ당 367.57원(25.7%)이나 올랐다.

2008년 8월 말 이후 연일 최고가를 경신 중인 보통휘발유의 가격도 29일 현재 ℓ당 1808.27원으로 올랐다. 서울 지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가격은 이날 기준 ℓ당 1879.76원으로 2008년 7월 29일 이후 2년5개월 만에 19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는 국제 거래가격은 29일 현재 휘발유(옥탄가 92)가 배럴당 102.80달러, 경유가 106.01달러로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어서 당분간 이런 고유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유가가 지속되자 지식경제부는 30일 에너지 수급 위기대응 메뉴얼에 따라 ‘관심’ 단계의 경보를 발령했다. 관심 경보 발령으로 지경부는 에너지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공공 기관의 에너지 절약 조치 시행 실태를 불시에 점검할 방침이다. 지경부는 내년 상반기 중 지역별 최저·최고가 주유소를 공개하고, 가격예보시스템을 개발할 방침이다.

지경부는 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면 ‘주의’ 단계로 경보를 상향 조정하고, 공공 및 민간 부문에 대한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주의 경보가 발령되면 아파트 옥탑조명 등 경관조명과 유흥업소 네온사인, 주유소 전자식 간판에 대해 소등 조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