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드라마로 1 대 1 무승부를 펼친 김태희(31)와 김아중(29·사진)이 세 번째 맞붙는다.
김태희는 5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수목극 ‘마이 프린세스’, 김아중은 같은 시간대 방송하는 SBS ‘싸인’의 여주인공을 맡았다. 두 드라마는 이례적으로 같은 날 같은 시간인 3일 오후 2시 제작발표회를 열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안방 싸움을 예고했다.
이들은 2006년 12월 한 주 간격으로 개봉한 영화 ‘중천’과 ‘미녀는 괴로워’로 격돌한 바 있고, 4배 이상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은 김아중의 압승으로 끝났다. 2009년에는 KBS 수목드라마의 여우로 차례로 등장해 ‘아이리스’의 김태희가 ‘그저 바라보다가’의 김아중을 제압했다.
김태희는 ‘마이 프린세스’에서 짠돌이 여대생에서 하루아침에 공주가 되는 이설 역을 맡아 데뷔 후 처음으로 코믹 캐릭터에 도전한다. 이날 그는 공식석상에서 경직됐던 과거와 달리 재치 있는 언변으로 여유를 부렸다.
외모에 연기력이 가려진다는 지적에 “괜찮다. 대신 외모를 가졌지 않느냐”고 받아쳤고, ‘시크릿 가든’ 속 ‘이 사람이 제겐 김태희’라는 현빈의 대사에 대해서도 “그 장면을 볼 때마다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희가 사랑스러움으로 승부한다면 김아중은 복합적인 캐릭터를 통해 연기력으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그는 ‘싸인’에서 털털하면서도 진지하고 에너지 넘치는 신참 법의학자 고다경을 연기한다. 전작에서 인기 배우 역을 맡아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면, 이번에는 막강한 연기 내공을 지닌 전광렬·박신양 두 남자 선배들과 팽팽한 기싸움을 펼친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로맨스 장르에서 해왔던 연기가 거의 없다. 사건과 인물관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연기하게 된다”면서도 “딱딱한 지성미가 아닌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도훈(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