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 내외(잠정치)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선방한 우리 경제는 새해 들어서도 주식시장이 활황을 구가하는 등 강한 동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해외발 리스크들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독 외부 충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한국 경제의 ‘보이지 않는 위협’을 짚어봤다.
◆갑작스러운 차익실현 우려
지난 2008년 한국은 국가신용부도위험이 급격히 상승하고 원화가치가 폭락하는 등 적잖은 충격을 받아야 했다. 제2의 외환위기설이 떠돌았기 때문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는 우리 경제가 외풍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드러낸 대목이다. 심지어 홍콩의 한 외환딜러가 퍼트린 소문 하나 때문에 한국 외환시장 전체가 교란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외환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식시장 역시 외국인들의 잔치판이나 다름없다. 최근 2년간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무려 55조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문제는 이들이 결국은 차익실현에 나서는 순간이 올 것이라는 점이다. 더 이상 먹을 것이 없다고 판단되면 외국인들은 주저 없이 한국에서 돈을 뺄 것이고, 이럴 경우 한국은 또다시 휘청댈 수 있다.
◆잇단 경기 긴축정책 발표
중국은 최근 과열된 경기를 진작시키려는 의도를 담은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물가안정에 더 높은 중요도를 부여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다음 날에는 배기량 1600㏄ 이하 소형차에 대한 취득세 감세 혜택을 새해 1월 1일부터 종료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돈줄을 죄어 경기가 둔화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대중 수출 감소 등으로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이 연착륙에 실패하는 경우다. 중국 경기가 급격한 하락세에 접어들게 될 경우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최근 위기관리대책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 감소하면 한국의 실질 GDP는 0.22∼0.38%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회원국 사이의 견해차도 심해
진정될 듯하면서 진행형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는 언제든지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복병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 몰려 있는 유럽 국가들의 국채 만기일은 어떤 국가에서 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의 견해차로 위기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되면 글로벌 경기 회복은 발목을 잡히게 된다. 이 경우 결국은 우리 기업들의 수출에 지장을 주게 되고, 한국 경제 전체가 성장이 둔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