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정치>정치일반

보신 <임경선의 모놀로그>

심형래 감독의 영화 ‘라스트 갓파더’에 대한 논객 진중권씨의 ‘불량품’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트위터에 들어가 보고 박장대소했다. 사람들의 악플성 멘트에 그는 거친 속내 그대로 깨알같이 답글을 달아준 것이다. 그래서 물론 또 욕을 먹고 있었고.

보통은 이런 경우 ‘적극적, 개별적 대응’이 아닌 ‘점잖은 무시’가 가장 바람직한 대처라고 공인들 사이에선 암묵적으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그것도 아니라면 한술 더 떠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정도로 겸손한 양 굴거나 ‘잠시 나를 잊어주오’ 전법으로 일시적으로 사이트를 폐쇄할 뿐이다.

혹은 정말 다급하다면 후다닥 대국민 공개사과로 어서 트러블을 종결 짓고 싶어한달까. 한마디로 바빠 죽겠는데 괜히 골치 아프게 ‘일반인’과 엮여 피곤할 일 만들지 말고 좋게 좋게 넘어가자는 소리다. 이렇게들 다 ‘정치’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나 한국에서 지식인층에 속한다면 몸을 사리는 것이 더욱 권장된다. 괜히 나서서 튀는 짓을 해서든, 가만히 있어도 튀어버리든, 여기저기 미움을 사는 짓을 하지 말라고. 그보다는 주어진 사회적 특권을 적절히 누려 가며 그 보호받는 ‘서클’ 안에서 서로의 지위 확보와 유지를 도와 가며 안주하는 것이 현명한 처세로 여겨지고 있다.

하물며 일반대중, 언론, 인터넷 등을 상대해 봤자 도움은커녕 욕만 먹을 뿐이고 ‘애들’과 상대하면 품위가 손상될까 봐 두렵다나. 누가 바보라서, 몰라서 그랬던 걸까.

상대를 ‘무식한 군중’으로 일괄 취급하며 자신을 비겁하게 계급적으로 격리시키기보다 막말할지언정 인간 취급을 하는 지식인이 차라리 정직하고 떳떳하다. 또한 욕먹을 걸 뻔히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안 그러면 그는 자신을 지킬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리라.

글 쓰는 사람은 온 세상이 자신을 적대시해도 나 하나만은 스스로를 보존해주어야만 한다. 안 그러면 향후 더 이상 글 자체를 쓸 수가 없게 된다. 글 쓰는 사람이 안전하기 위한, 사랑받기 위한 글을 의식하는 순간 글쟁이로서는 자살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