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사회를 열고 9구단 창단에 합의했다. 하지만 관심이 집중됐던 엔씨소프트 구단 창단에 대해서는 결정을 유보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창단에 대한 기준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였다.
그러나 이는 변명을 위한 변명일 뿐이라는 것을 야구팬이나 게이머들은 잘 알고 있다. 신생 구단의 연고지가 될 통합 창원시와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부산의 롯데 자이언츠가 9구단 창단을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롯데 구단 측은 엔씨소프트가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의문시된다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 “대기업이 해도 매년 100억원가량 적자가 난다” “매출이 10조원 이상 돼야 한다” 등이 그 예다.
결국 ‘생긴 지 10년밖에 안 된 게임업체가 야구단을 경영할 깜냥이 있겠느냐’ 로 요약된다.
2010년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7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자산 총액이 70조원에 달하는 재계 5위 롯데가 봤을 때 동네 구멍가게 수준이다. 하지만 추정 영업이익이 자그마치 3000억원이다.
참고로 2009년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코스피 상장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46%였다. 코스피 기업이 엔씨소프트만큼의 영업이익을 올리려면 약 5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2009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린 기업은 CJ제일제당, 포스코건설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 계열사다.
신생 사업이 주류 산업으로 자리 잡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 종목인 자동차, 반도체도 불과 30년전 만해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듣보잡’이었다.
게임산업은 물론 야구판이 더 커지기 위해서는 롯데의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