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사이에 자발적 병역의무수행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남자이기에 넘어야 할 장벽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받아들여야 할 숭고한 의무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높아진 안보의식과 병역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피끓는 청춘의 자정의식이 빛을 내는 중이다.
◆아프면 병 고쳐서라도 간다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되는 여건임에도 현역을 자원해 입영하는 숫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병무청 집계에 따르면 병역 자진이행 지원자 중 영주권자가 2006년 82명에서 2009년에는 160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만 140명이 영주권을 포기하고 병역을 자청했다.
시력장애로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가 라식수술을 받고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는 육군 3군단 703특공대의 한 장병은 “힘든 훈련을 통해 인내심이 늘었고, 현역병으로 입대를 결정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일본 영주권자로 자진 입영한 해병2사단 51대대의 한 장병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디를 가든 당당하게 대한의 남아로 자랑스럽게 살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빡세다’는 이유로 기피 대상 부대였던 해병대는 지원행렬로 북적이고 있다. 16일 병무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일 마감한 1011명 규모의 1월 해병모집에 4553명이 지원해 4.5 대 1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2009년 2.1 대 1 수준이었지만 해병대원들의 숭고한 희생이 알려진 연평도 사건 이후인 지난달부터 지원자(3.6 대 1)가 급격히 늘어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선(미래희망연대) 의원은 “연평도 사건 이후에도 젊은이들이 주저하지 않고 애국심의 발로로 해병대를 지원한 것을 보고 감동했다”며 “우리 젊은 청년들은 절대 허약하지 않고 새롭게 도전하는 정신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대중스타 건전한 다짐 한몫
대중 스타들도 한몫했다. 지난달 해병대에 지원한 현빈은 병무청이 해병대 모집업무를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고령자로, 병무청 관계자는 “30세의 나이에도 해병대 자원 입대를 결심한 현빈은 자발적인 병역의무 이행 문화 확산에 이바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PM의 옥택연은 지난달 미국대사관을 찾아 영주권 포기 확인서를 제출했다. 시력 이상으로 4급 판정을 받은 그는 교정 후 재검을 신청해 현역으로 입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2009년 공군에 자원 입대한 조인성은 공군의 이미지를 급상승시킨 것은 물론 병무청에서 진행하는 ‘병역이 자랑스러운 세상 만들기’ 캠페인에 앞장서 병역이행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고취시켰다.
병역이행 확산 분위기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국민의 성숙한 인식과 우리 사회에 건강한 병역문화가 정착되어 가는 청신호이자, 대다수 젊은이가 국방의 의무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병역이 자랑스러운 세상, 병역의무를 다한 사람이 손해 보지 않고 존중받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