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와 오염물질이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늘면 앞으로 90년 뒤인 2100년에는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4.2도 오르고 강수량은 20%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겨울은 절반 이상 감소하며 온도 증가 등으로 인해 오존농도도 15.1% 증가해 대기질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16일 국립환경과학연구원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한반도의 기후를 전망해 발표한 결과다. 과학원은 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2008~2010년 동아시아 및 한반도 지역의 기후변화와 대기환경변화를 동시에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동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갖고 IPCC 6가지 기후변화 시나리오(표 참조)에 대한 한반도의 미래 기후를 전망했더니 2000년대 대비 2100년대의 평균 기온이 2.0~4.2도 상상하고, 강수량은 3.9~27.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빠른 경제성장으로 온실가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조건에서 지역특이성을 강조한 A2 시나리오에서 2000년대(1970~2000년) 9.8도였던 평균기온은 2100년대(2091년~2100년) 14도로 4.2도 오르고, 같은 기간 연평균 강수량은 980.6㎜에서 1180.8㎜로 20.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 100년간의 평균기온 상승 폭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만드는 기술도입과 경제 구조가 3차 서비스 산업으로 바뀌는 가정 하의 B1 시나리오에서도 평균기온은 12도로 2.2도 오르고 강수량 역시 1100.2로 12.1% 증가했다. A2에서는 1990년 현재 53억 명인 세계 인구가 2100년에는 210억명으로 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20억t에서 1060t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평균기온 상승에 따른 겨울철 실종도 전망됐다. 연구에 따르면 서울·부산·광주·강릉 4개 주요도시에서 A2, B1 시나리오 모두 겨울 길이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2의 경우 2100년대에는 겨울이 절반 이상 감소하는 걸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2000년대 89일이던 겨울철이 2100년대엔 36일로 60%나 줄고, B1의 조건에서도 71일로 20% 조금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질도 크게 악화

A2 시나리오의 경우 인구증가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량 증가, 이에 따른 온도 상승 등으로 한반도에 높은 오존농도가 나타나 대기질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절기(6~8월) 8시간 하푸 평균 최고 오존 농도는 2000년대 30ppb에서 2020년대 이후에는 39~42ppb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8시간 하루 평균 최고 오존농도가 60ppb를 초과할 확률은 2000년대 2.2%에서 2020년대 8.2%, 2050년대 16.3%, 2100년대 15.1%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산화황(SO2)의 경우 2000년대 6.1ppb에서 2050년대 9ppb로, 초미세먼지인 PM2.5는 2000년대 24㎍/㎥에서 2050년대 45.3㎍/㎥, 2100년대 67㎍/㎥로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B1 시나리오의 경우 2020년을 기점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점차 감소해 2050년 이후 고농도 오존 발생 빈도가 오히려 낮아져 대기질이 개선되는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