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이란 간 무기거래의 거점으로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지목하고 우리 정부에 조사를 요청한 사실이 위키리크스 공개 문건으로 확인됐다. 공개된 미국 외교문건에는 북한이 총 250만달러(약 27억8000만원) 상당의 대 이란 무기 수출대금을 이곳을 거쳐 송금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16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일간 아프텐포스텐이 공개한 2008년 3월 24일자 미 국무부 전문에 따르면 2007년 11월 이란 내 기업인 ‘홍콩일렉트로닉스’가 3회에 걸쳐 이란 내 파르시은행 계좌에서 250만달러를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으로 송금했다.

홍콩일렉트로닉스는 북한 무기 수출에 개입하고 있는 북한 단천은행의 ‘페이퍼 컴퍼니’여서, 이 대금은 무기 판매 대금일 가능성이 크다. 대금은 모두 유로화로 송금됐으며 이 중 150만달러는 중국·러시아 내 계좌로 빠져나가는 등 북한이 무기판매 수익을 회수하는 데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이용한 것으로 전문에 기술됐다.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이밖에 2007년 8월 중국의 지대공미사일 이란 수출, 11월 이란 국방부 산하 기업과 싱가포르 회사 간 거래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금융서비스를 제공했거나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문은 밝혔다. /장관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