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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강남 콤플렉스

지방 도시에서 태어난 한 젊은 여성이 강남 토박이 남자친구와 사귀는 고충을 라디오를 통해 보내왔다. 남자친구는 대수롭지 않게 여자친구의 출신지를 밝히는데 괜히 기분이 안 좋고 심지어 그 역시나 강남 출신들인 남자친구의 주변인들이 은연중에 자신을 지방 출신이라고 무시하는 것 같아 자격지심에 괴롭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강남 출신자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비강남 출신자’의 사연은 심심치 않게 꾸준히 정기적으로 등장하곤 했다. 어디에 살든, 어디에서 오든, 그 사람은 그 사람일 뿐이고, 어차피 바꾸거나 지울 수 없는 기정사실에 대해 차별받는 것처럼 부당한 것이 없으며, 강남 땅값이 비싸다고 덩달아 거기 사는 사람이 비싼 인간이 되는 건 아니다, 자격지심을 가질 거리조차 안 된다고 얘기해보지만 어째 뒷맛이 썩 개운치가 않다.

생각해보니 개인의 자격지심 문제로만 국한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당사자는 그 사실에 대해 별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넌 나빠. 넌 후져”라며 부조리하게 압박해 온다면 나쁜 것은 누굴까? 휘둘리는 당사자? 아니다. 압박하는 자들이다.

상대적으로 덜 뻔뻔하고 더 영향받기 쉬운 성격의 소유자라면 누구나 그 압도적인 기세에 눌릴 수밖에 없다. 달리 말해 주거지역에 따라 상대를 판별·차별하는 그 남자친구의 주변인 역시도 그 선민의식과 이질적인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주변 누군가의 압박으로 물려받았을 공산이 크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주변 누군가는 다름 아닌 부모들이다. 자식세대들이 감내해야만 하는 여러 부조리한 문제들의 대다수는 부모세대들이 창출하고 대물림하는 그 무엇이다.

이 모든 것은 그 어른들의 이른바 ‘괜찮은 삶’ ‘멋진 인생’ ‘성공’의 정의나 이미지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 안에 멋진 인생의 이미지가 ‘강남’이라는 키워드와 연결되어 있다면 그 아이들 역시도 강남을 향한 맹목적인 사랑에 빠지는 격이다. ‘강남’이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꿈과 가치 기준에 개인적 디테일이 없으니 멋지고 후진 것에 대한 구별이 일차원적인 게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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