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최악으로 치달았던 남북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관한 전략적 합의가 도출되면서 북한이 갑작스럽게 군사회담을 제의해 왔고, 우리 정부도 이를 수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9일(현지시간) 정상회담으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긴장 완화, 비핵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양국정상은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고 9·19 공동성명의 합의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며 “이런 맥락에서 양국은 북한이 주장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9·19 공동성명과 국제적 의무·약속에 위배되는 모든 행동들에 반대한다”며 “양국은 이 문제를 비롯해 관련 이슈들을 다루는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남북대화를 위한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원칙적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공동성명은 서로 해석을 달리할 수 있는 여지가 커 양국의 일치된 속내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UEP 문제의 경우 앞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응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일반론에 입각해 UEP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UEP에 대해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중이 당장은 선 남북대화 기조를 확인하고 있지만 적절한 상황을 봐 가며 자신들이 설정한 시간표와 로드맵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단 우리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다음주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등 미국 고위급 인사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듣고 대응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20일 북한이 제의한 고위급 군사회담은 물론, 이를 위한 예비회담을 수용하기로 했다. 또 비핵화 문제를 별도로 논의할 고위급 당국 간 회담 개최를 북측에 제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