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그룹 카라의 내분 사태가 지난 주말 대화를 통한 갈등 봉합으로 해결점을 찾는가 싶더니, 각종 소문과 업계 이해당사자들의 입장 차까지 더해지며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 배후조종설 당사자 ‘부인’
정니콜의 어머니와 25년 지기인 드라마 업계 종사자 J씨가 부추긴 일로 40억원의 투자를 받아 카라를 영입하려 한다는 소문이 대두되며, 계약조항 및 처우에 대한 불만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의 쟁점은 다른 방향으로 옮겨 갔다.
DSP미디어(이하 DSP)는 “물증은 없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분개했고, J씨 측은 “오랜 친분관계로 도와주는 것은 맞지만 거액 영입설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하면서도 “먼저 신뢰를 깬 건 소속사”라며 3인(한승연·정니콜·강지영)의 입장을 거들었다.
이 가운데 SBS 월화극 ‘아테나’의 제작자인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는 J씨로 자신이 지목된 것과 관련해 “같은 영문 이니셜로 오해를 사고 있고, 드라마 이미지에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사태의 관심도와 심각성을 반증했다.
▶ 엇갈린 업계 시각
같은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티아라·다비치 등이 소속된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는 “카라 3인이 이대로 탈퇴한다면 가요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 300여 회원사가 뜻을 모아 카라 멤버들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고 3인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오픈월드·빅히트·플레디스 등 음반제작사들의 연합인 젊은제작자연대(이하 젊제연)는 “연제협과 일부 제작자의 제작사 중심적인 발언은 문제의 본질을 흐려놓는 여론몰이에 불과하며 제작사의 권익만 보호하기 위한 이기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젊제연은 “기획사는 정기적으로 가수들과 법정대리인인 부모에게 모든 정산내역과 증빙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소속사와 가수 간의 투명성 보장의 의무이며, 소속 가수로서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며 “DSP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지금도 공개 요구가 무시되고 있다”고 DSP의 문제를 꼬집었다.
▶ 탈퇴 3인 법적조치 준비중
카라의 5인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에는 DSP와 3인 측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갈등을 씻기에는 입장 차가 크다.
문제의 당사자인 멤버 5명이 이번 주중 만나 속내를 털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DSP는 새 멤버 영입설을 부인하며 설득작업으로 해결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24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3인 측도 “5명의 카라가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서도 계약서 공개와 시정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른 시일 내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할 계획이다.
한편 카라의 팬들은 해체를 막자는 온라인 청원을 진행하고 있고, ‘미스터’ ‘점핑’ 등 주요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한재호는 “5명이 아닌 카라는 카라가 아니다”며 팀 존속의 중요성을 밝혔다. 일본 최대 부호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도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카라가 좋다. 카라의 해체를 반대한다”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