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GM대우가 GM의 대중 브랜드인 ‘시보레’로 전격 교체됐다. 마티즈, 라세티와 같은 국산차가 ‘시보레 스파크’ ‘시보레 크루즈’라는 이름을 단 수입차가 된 것이다. GM대우 측은 “대우차에 담긴 이미지가 좋지 않아 판매 향상을 위해 브랜드를 바꿨다”고 밝혔다. 시보레로 바뀐 대우차는 과연 잘 팔릴까.
◆판매 늘어난다 = 시보레로 이름이 바뀌면서 차량 자체는 물론 영업·서비스까지 GM식으로 변경된다. 즉 2010년 기준 세계 자동차 시장 판매 1위를 4년 만에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1등 회사로 체질이 완전히 바뀌는 만큼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GM대우 시절 생산된 차량은 대우차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 GM 고유의 색채와 성능을 체험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GM식으로 생산된 차는 국내 소비자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GM이 자랑하는 다양한 라인업이 국내에 상륙할 경우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개성을 중요시하는 고객에게 통할 수 있다.
◆제자리걸음 한다 = 달라진 시스템에서 차가 만들어지지만 GM 특유의 투박한 디자인과 거친 달리기 성능이 국내 고객에게 먹히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GM대우 브랜드가 들어간 차량의 경우 최대한 국내 소비자의 정서를 반영했던 만큼 시보레 변경 뒤 판매가 줄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연비가 떨어지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GM은 전통적으로 차량의 크기와 터프함을 강조, 연비가 10km/ℓ을 넘는 모델이 손에 꼽을 정도다. 경쟁이 치열한 중형 세단 시장에서 말리부(토스카)의 연비는 10km/ℓ대 초반으로 12km/ℓ에 이르는 쏘나타나 K5에 비해 처진다.
GM대우의 또 다른 약점은 중고차 가격이다. 경쟁 업체에 비해 감가율이 크다. 시보레 로고를 단다고 해서 이른 시일 내 문제가 개선되기는 어렵다. 국내에서 미국산 브랜드의 감가율은 단연 ‘독보적’이다. GM이 자랑하는 ‘캐딜락’의 경우 3년이 채 가기 전 차값이 반토막나기 일쑤다. /박성훈기자 z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