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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제] 마천루에서 공부하면 머리에 쏙쏙 들어갈까?

일본 유명 대입학원의 도쿄 중심가 고층 기숙사 인기 대도시 소음과 유혹에서 벗어난 공간에서 공부 몰두 기숙사 비용만 연 212만엔…‘너무 적막하다’ 의견도

‘통로를 지나 다닥다닥 붙은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형광등 불빛아래 갈색 칸막이 책상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옆에는 조그마한 침대가 놓여 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학교 기숙사는 개방 보다는 폐쇄, 여유보다는 협소의 이미지가 강하다. 대학입시나 국가고시를 목표로 매진하는 학원 기숙사라면 이런 이미지가 더욱 짙을 것이다.

대입학원 기숙사가 대도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고층빌딩에 위치하고 있다면 어떨까? 발코니 아래로 전개되는 확트인 시야는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까? 일본의 유명 대입학원이 26층짜리 타워학원을 만들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 신문이 전했다.

도쿄 시부야구에 위치한 유명 대입학원인 요요기제미날 본부 빌딩이다. 이 빌딩은 천정에서 바닥까지 외벽이 전면 유리 구조로 되어 있다. 탁트인 시야는 멀리 도쿄타워까지 시선을 안내한다. 보통은 롤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기숙사생들의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요요기제미날은 2008년 JR요요기역 부근 학원 8동의 기능을 집중시켜 본부 빌딩을 건립했다. 지상 26층, 지하 3층 건물로 18~25층은 기숙사다. 기숙사는 모두 90개실로 꾸며져 있다. 기숙사생은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아래층에 있는 교실로 직행한다. 방에는 에어컨, 냉장고, 침대, 책상, 세탁기가 갖추어져 있다. TV만 없다.

신주쿠역에서 도보로 5분. 주위의 유혹이 많은 입지 조건이지만 기숙사생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숙사와 교실을 오가는 ‘상하 운동’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답답할 때는 16층에 마련된 ‘공중 정원’에 나가 시원한 빌딩공기를 호흡하며 기분전환을 하면 된다.

신문은 이곳에서 공부했거나 공부하고 있는 기숙사생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수의사를 목표로 하는 도모나리씨는 대학을 그만두고 수험준비를 하고 있다. 집이 도쿄시내라 충분히 통학할 수 있지만 “의지가 약해 집에 있으면 나태해진다”며 부모에게 간청해 이곳에 들어왔다.

제반 입지조건이 뛰어나다 보니 기숙사비는 비싸다. 24평짜리 원룸에 하루 두 끼 식사를 포함해 연 212만1000엔이나 된다. 연간 학비 71만엔과 월 40만엔 가까운 개인지도비, 여름과 겨울 방학 특별합숙비까지 더하면 연간 700만엔(약 9100만원)이 넘는다.

도모나리씨는 인간 세상과 떨어져 있는 조용한 방에서 공부하고 있자면, “이 정도까지 했는데 올해는 어떻게든 해야지…”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떠오르곤 한다.

세상과 유리돼 적막감마저 드는 고층 기숙사, 그러나 그 고요함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고층기숙사 1기생으로 도쿄대에 합격한 곤도씨는 “시설은 깨끗했지만 방은 너무 조용해 안정되지 않았다”고 추억한다. 유리로 이뤄진 고층 방에서가 아니라 책상이 나란히 배치된 지하 1층의 자습실에서 공부한 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재수생 시절 학원과 떨어진 기숙사에서 전차를 타고 통학했던 이들에게는 고층 기숙사을 보며 아련한 허전함도 느낀다. “고층기숙사는 방과 교실이 직접 연결돼 있고 라운지도 없다. 이렇다보니 기숙사생들 간의 교류는 즐어든 것 같다”고 말한다.

근년들어 일본 대입학원들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출산률 저조와 함께 학원생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2010년 재수생수는 8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던 1992년의 29만2000명에 비해 3분의 1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이 고층기숙사는 3년 연속 만실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다른 곳에 있는 종전 스타일의 기숙사에 공실이 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개념의 집중과 고급화 전략.’ 고층기숙사는 사회의 변화에 맞서려는 일본 대입학원의 생존전략 단면을 엿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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