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입지 문제를 놓고 공개석상에서 갈등을 노출했다. 충청권 몫의 박성효 최고위원이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이를 제지한 안상수 대표와 실랑이를 벌인 것이다.

박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마이크를 넘겨받자 “설을 쇠고 덕담을 나눠야 하는데 충청권은 (그러지 못했다)”이라고 ‘예열’에 들어갔다. 친박계 인사이면서 대전시장을 지낸 그는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강조해왔다.

그러자 안 대표가 “잠시, 잠시”하면서 막은 뒤 “그만하라. 비공개 회의 때 얘기하자”면서 박 최고위원의 발언을 제지했다. 다시 박 최고위원이 “아직 시작도 안 했다. 다 알고 계시는 일이고 일이 이렇게 됐는데…”라며 발언을 시도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아, 됐어요”라고 신경질적으로 일축했고 박 최고위원도 “그게 그렇게 걱정스러우시냐”고 불쾌한 표정으로 쏘아붙였다.

박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아침에 못했던 말을 이어가겠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일 신년 좌담회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와 관련, “선거 유세 때 충청도 표를 얻으려고 그랬지만 그게 공약집에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언급한 점이 핵심이었다.

박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발간한 공약집에 분명히 있고, 2007년 11월에 지도까지 들고 소상히 설명하던 모습이 동영상으로 돌고 있다”며 “세종시에 이어 또다시 충청도민들은 큰 실망과 분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