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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신 막장코드 ‘웬수같은 모녀’

주말 안방극장 경쟁하듯 ‘엄마와 딸’ 비틀어 혈연도 ‘신분상승의 수단’된 일부 세태 반영

엄마와 딸이 잡아먹을 듯이 서로를 노려본다.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정도면 원수나 다름없다.

일그러진 모녀 관계가 드라마의 ‘막장 코드’로 유행이다. MBC ‘욕망의 불꽃’을 시작으로 SBS ‘호박꽃 순정’과 ‘신기생뎐’, ‘웃어요, 엄마’ 등이 대표적이다. 인생의 영원한 친구와 동반자로 자주 그려지던 엄마와 딸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일까?

걸림돌 되면 딸도 안봐줘

SBS ‘시크릿가든’의 종영과 함께 주말 안방극장의 강자로 급부상중인 ‘욕망의 불꽃’에서 인기(서우)는 자신을 낳자마자 버린 친모 나영(신은경)의 파멸을 목적으로 치밀한 계략을 꾸민다. 나영 역시 인기를 상대로 야비한 음모를 멈추지 않는다. 두 주인공의 불꽃 튀는 열연에 힘입어 시청률은 20%대까지 치솟았다.

또 7일 전해진 한 유명 제약회사의 맏며느리가 경영권 다툼 문제로 시동생의 뒤를 몰래 캐다가 불구속 입건된 사건과 관련해 누리꾼 사이에서는 “‘욕망의 불꽃’의 내용과 흡사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이래저래 화제다.

모녀가 대립하기는 ‘호박꽃 순정’도 마찬가지. 자신들이 혈연으로 엮인 관계란 것을 모르는 순정(이청아)과 준선(배종옥)은 갈등을 거듭한다.

대리 만족을 위해 딸을 험한 세상으로 밀어넣는 엄마들도 늘어났다. ‘웃어요, 엄마’의 복희(이미숙)는 연예인 되기를 꺼리는 딸 달래(강민경)를 억지로 카메라 앞에 세우고, ‘신기생뎐’에서는 비록 친딸은 아니지만 의붓딸을 기생 학교로 보내는 계모마저 등장한다.

모성애·효심·이기심의 충돌

모성애와 효심, 이기심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드라마 속 엄마와 딸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개연성이 있는 설정이라며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해도해도 너무한다’며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상당수다.

특히 매 작품마다 ‘막장 논란’을 일으키기로 유명한 임성한 작가가 대본을 맡은 ‘신기생뎐’은 딸을 기생학교에 보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심부름센터에 미행을 의뢰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방영 초반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살고 있는 주부 이모씨는 “혼자서는 ‘그러려니’ 하고 보지만 가끔 자녀들과 함께 시청하면 민망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가정에서 여성 캐릭터만 비정상적으로 묘사되는 것 같아 다소 불편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억눌렸던 ‘엄마의 반란’

마냥 훈훈해도 모자랄 모녀 관계가 드라마에서는 유독 비틀어지고 메마르게 다뤄지고 있는 까닭은 가정의 바뀐 풍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경제적 활동이 늘어나면서 딸을 통해 자신의 못 다 이룬 꿈을 실현하려는 엄마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예전 드라마에서는 모녀 사이의 갈등이 주로 딸의 결혼 혹은 엄마의 재혼을 두고 빚어졌다면, 요즘은 부에 대한 욕망과 신분 상승의 욕구가 문제의 불씨로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혜남 나누리병원 정신분석연구소장은 “실제로 요즘 엄마들은 가정 불화를 겪는 딸에게 이혼을 오히려 권유할 만큼 거침이 없다”며 “드라마에서는 조금 과장되게 표현됐겠지만, 혈연을 목적의 수단으로 삼는 각박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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