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놓고 10일 김황식 국무총리와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논쟁을 벌였다. 법관 출신의 김 총리가 FTA 적극 옹호에 나섰지만, 정작 경제학자 출신의 조 전 부총리는 경계론을 폈다.

김 총리는 이날 인간개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FTA는 우리로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라며 “이런 문제를 가지고 논란이 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 FTA 추가 협상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지만 상호주의 원칙을 견지한 가운데 양국이 서로 양보하고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이익 균형을 맞췄다”며 “정부는 금년에 국민의 공감대를 기반으로 원만하게 비준 절차를 처리할 수 있도록 특별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부총리는 김 총리의 강연이 끝난 뒤 발언을 통해 “FTA가 너무 지나치면 방파제 없는 항구가 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모든 정책은 음과 양이 있고 이익을 보는 사람이 생기면 손해를 보는 사람도 생긴다”며 “그런 점에서 FTA는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부총리는 “FTA가 그렇게 좋으면 미국, 일본은 왜 우리처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느냐. 이는 선택하기 때문”이라면서 “방파제가 있어야 파도도 막을 수 있다. 국정 수행 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잘 감안해 달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