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공개되는 액션 스릴러 ‘언노운’은 뒤통수를 치는 결말부의 반전이 미리 새어 나갈까봐 미국과 같은 날로 개봉일을 앞당길 만큼, 짙은 베일에 가려 있다. 이번주 개봉에 앞서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 두 가지를 살짝 소개한다.
▶ 히치콕과 ‘아저씨’가 만났다.
이 영화는 ‘서스펜스의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흔적이 짙다. 히치콕 감독이 ‘39계단’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프렌지’ 등 여러 대표작에서 즐겨 내세웠던,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악전고투를 치러야 하는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극한의 위기에 처한 캐릭터를 살아 숨쉬게 하는 것은 리암 니슨의 몫이다.
그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이름과 가족을 빼앗기고 살해 위협을 받는 마틴 해리스 박사로 출연해 독일 베를린을 무대로 중후한 액션 연기의 진수를 과시한다.
환갑을 일 년 앞둔 니슨은 영국의 연극무대에서 기본기를 닦은 정통 연기파로, 2008년작 ‘테이큰’을 통해 뒤늦게 액션파란 칭호까지 얻었다. 특수부대 요원 출신의 아버지가 인신매매조직에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혈투를 벌인다는 내용의 ‘테이큰’은 지난해 개봉됐던 ‘아저씨’의 원조 격인 작품. ‘언노운’이 히치콕 영화의 정교함과 ‘아저씨’의 통쾌함으로 절묘하게 버무러진 이유다.
▶ 막강한 조연진의 맹활약 주목
니슨을 보좌하는 조연진도 무척 화려하다. 해리스 박사의 유일한 도우미로 나서는 택시 운전사를 연기한 다이앤 크루거는 ‘트로이’의 헬레네 역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모델 출신의 독일 미녀 스타다. 보통 모델로 출발한 여배우들은 미모만 앞세운 작품에 주로 출연하지만, 크루거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명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한 전쟁 액션물 ‘바스터즈:거친 녀석들’과 음악영화 ‘카핑 베토벤’ 등 다양한 성격의 작품으로 연기력을 키워 이제는 실력까지 겸비한 국제적인 톱스타로 인정받고 있다.
주인공을 대신해 가장으로 행세하는 남자로 나온 에이던 퀸은 ‘가을의 전설’ 등을 통해 잘 알려진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중견 연기파이며, 함께 나온 프랭크 란젤라도 ‘월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스’와 ‘드라큘라’에서 선악의 캐릭터를 넘나든 개성파로 이름높다.
이 밖에 ‘매드맨’의 여주인공과 베르사체의 모델로 유명한 재뉴어리 존스가 해리스 박사의 아내로 출연해 적인지 아군인지 아리송한 캐릭터를 근사하게 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