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이란 ‘감자’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부산으로 가든 기타 영남의 어느 한 곳으로 가든 유치에 실패한 어느 한쪽은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지는 쪽은 내년 총선에서 ‘줄초상’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를 지켜보는 제3자마저도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며 우려하는 상황이다.
특히 경남 밀양 쪽은 사활을 걸고 있다. 친이주류 조해진 의원은 “대구·창원·울산·포항 등 영남권 주요 도시에서 1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공사비도 부산 가덕도보다 적게 든다. 나중에 공항을 확장하기도 쉽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경쟁지인 부산을 겨냥, “지반 침하나 태풍과 같은 환경적 위험 요인이 없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밀양은 이미 2005년부터 정부의 타당성 조사까지 마쳤다”면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부산 쪽 의원들은 ‘24시간 운영되는 안전한 공항’을 내세워 가덕도를 선전하고 있다. 이들은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모두 가덕도가 최고라며 밀양을 깎아내린다. 예컨대 밀양에 국제공항을 건설하려면 해발 500∼700m짜리 산 20여 개를 200m 이하로 깎아내야 하는데 안전 문제뿐 아니라 10억t 정도의 흙을 파면서 생기는 환경 파괴 문제도 크다는 얘기다. 김해김씨 시조산인 신어산도 포함될 뿐 아니라 17개 사찰도 함께 사라진다면서 앞서 KTX 터널 공사 때 벌어졌던 ‘천성산 도롱뇽’ 문제를 꺼낸다. ‘민원을 감당할 자신이 있느냐’는 압박인 셈이다.
특히 부산 쪽 의원들은 “가덕 신공항이 좌절되면 정권 재창출도 물건너 갈 줄 알라”면서 ‘자해성 협박’까지 하고 있다.
◆TK 의원도 가세 움직임
이런 가운데 대구 등 대구·경북지역 쪽 의원들에게도 ‘우리 지역 국회의원들은 뭘 하고 있느냐’며 유치 경쟁에 뛰어들라는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한 대구·경북 의원은 “사실상 ‘유치는 못하더라도 뭐 하나 얻어내야 하지 않느냐’는 협박”이라고 털어놓았다. 동남권 신공항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삼키기는 커녕 손대기도 어려운 정도로 달궈지고 있다.
/이선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