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납치·성폭행한 ‘김수철 사건’ 발생 직후 창설된 성폭력 특별수사대가 7개월만에 폐지됐다. 대체 조직이 생겼지만 최근 초등생 교내 성추행 사건이 재발한 상황에서 이번 조치의 적절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청은 17일 아동·장애인 대상 성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아동·여성 보호 1319팀’을 25일 출범한다고 밝혔다. 1319 수사팀은 전국 17개 지방청에서 도합 182명 규모로 조직될 예정이다.
◆경찰 “1319팀으로 대체”
경찰은 팀장 밑에 서무 지원반, 피해자 보호반, 단속반 등 3개 반으로 구성될 1319팀이 기존 성폭력 특별수사대의 기능을 대체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성폭력 특별수사대의 폐지 이유로 아동 피해자 조사를 형사 파트에서 맡아 2차 피해의 우려가 있는 점 등을 들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최근 아동 대상 강력사건이 진정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보고 폐지했다”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6일 대낮에 서울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7세 여아가 40대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는 등 범죄 근절이 요원한 상태다.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민 김모(37)씨는 “성폭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경찰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같다”며 “성폭력 수사대도 처음엔 거창하게 만들더니 소리 소문 없이 없애고 경찰이 내놓는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1319팀으로의 개편도 기존 수사대와 인력 구성이나 규모가 비슷하다는 점에 따라 ‘재탕’이란 지적이다. 김수철 사건 직후인 지난해 7월 출범한 특별수사대 역시 각 지방청별로 설치돼 전체 수사 인력 160명 정도의 규모였다. 경찰청은 이에 대해 “성폭력 특별수사대가 검거 쪽에 비중이 높았다면, 1319팀은 피해자 인권 보호 측면을 강화한 조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