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바루의 중형 세단 레거시가 설원을 질주하고 있다. /스바루코리아 제공
19일 경기도 이천 지산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스키와 보드를 타던 사람들은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가 슬로프를 올라가더니 정상에서 지그재그를 하면서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TV 진기명기 쇼에서나 볼 수 있었던 눈 위의 ‘드리프트(차 뒷바퀴를 미끄러트리는 기술)’를 직접 목격했으니 말이다.
이런 희귀한 장면을 연출한 주인공은 스바루코리아다. 지난해 중형 세단 ‘레거시’, 도시형 SUV ‘아웃백’, 정통 SUV ‘포레스터’를 국내에 출시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국내 공급사다.
스바루가 슬로프에 올린 차량은 ‘레거시 3.6’이다. 이 차는 평지에서 슬로프 정상까지 크게 미끄러지지 않고 올라가는 신기한 모습을 선사했다. 특히 자동차의 균형을 잡아주는 각종 전자장치를 끈 상태에서 시속 40km의 속력만으로도 쉽게 고지를 점령했다. 행사 막판에는 1997년 호주 월드 랠리 챔피언십 우승자인 코니시 시게유키는 스키 선수가 기문을 좌우로 빠지면서 통과하듯 차를 지그재그로 몰면서 내려와 방문객들의 찬사를 얻었다.
스바루코리아가 차를 슬로프에 올린 까닭은 무엇일까. 눈길에서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입증하기 위해서다.
스바루의 점 모델에는 상시사륜구동(AWD) 시스템이 장착됐다. 엔진에서 나오는 힘이 네 바퀴에 골고루 전달돼 접지력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게다가 피스톤이 마주보며 작동하는 ‘박서 엔진’이 달려있어 무게 중심이 낮다. 접지력이 좋은 만큼 눈과 같은 장애물을 만나도 거침없이 주행할 수 있고 중심이 낮아 차의 흔들림 현상도 드물다.
스바루는 1972년 세계 최초로 사륜구동 차량 양산에 성공해 이 부문에서는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 눈이 많이 내리는 캐나다와 미국 동부에서는 스바루 차량의 점유율이 높다.
최승달 스바루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브랜드를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는데 올해는 더 많은 고객을 만드는 시기가 될 것이다. 하반기에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스포츠세단 ‘임프레자’를 출시하면서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넓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