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에 품었던 꿈을 서른두 살이 돼서야 이뤘다. 누구보다 절실하게 바라고 치열하게 준비해온 목표다. 애프터스쿨의 리더 가희가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줄 미니앨범 ‘돌아와 나쁜 너’로 화려한 솔로 데뷔를 알렸다.

12년…美 향했던 첫발

춤이 좋아 가수를 꿈꿨고, 20살 때 댄싱팀에 들어가 가수 데뷔를 준비해 왔다. 미국시장을 겨냥한 프로젝트 팀인 에스블러시로 잠깐 활동했고, 2009년 그룹 애프터스쿨을 이끌고 마침내 가수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솔로든 그룹이든 상관없었어요. 제게 맞는 그림이라면 어떤 형식이든 욕심내지 않았죠. 언젠가는 솔로 활동을 하게 될 거라 확신했으니까요. 춤을 추며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고, 무엇보다 노래를 부각시킬 수 있는 곡을 찾고 준비하다 보니 준비기간이 길어졌어요.”

보컬…라이브 본색

지난주 첫 방송을 끝낸 후 가장 집중된 반응은 “가창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였다. 춤 실력에 가려진 라이브 능력이 이제야 제 평가를 받게 됐다. 통과의례가 된 ‘MR제거 파일’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에 제일 신경 쓴 부분이에요. 노래에 지장이 있다면 퍼포먼스도 포기하겠다는 마음으로, ‘노래는 안 될 거야’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그는 보컬수업과 연습을 하루 수차례씩 반복하며 눈을 뜨고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노래를 부르며 보냈다. 러닝머신 위를 달리며, 연습실 둘레를 뛰며, 제자리에서 높이 뛰며 계속 불렀다.

독한여자…스스로 채찍

애프터스쿨의 무서운 리더로 익히 알려졌고, 자신에게는 더욱 엄격하다.

“일할 때는 제가 봐도 참 독해요. 완벽주의죠. 제가 부족해서 더 채찍질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제 자신을 철저하게 다루는 게 삶의 일부가 됐고 제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인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좀 독하게 보이나 봐요.”

그래서 강하고, 섹시한 여자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번 앨범에서 보여준다. 타이틀곡의 안무는 아름다운 무용수의 몸놀림과 같이 절제하면서 가사의 의미를 최대한 전달한다.

“내 안의 숨겨진 또 다른 나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강하지만 여성스럽고 쓸쓸한 일상에서의 다양한 면들을 담았죠.”

작사…경험이 바탕

애프터스쿨과 손담비 앨범에서 이미 작사가로 이름을 올렸던 그는 자신의 솔로 데뷔 타이틀곡을 작사하며 남다른 의미를 새겼다.

“사람에 대한 기억과 향기를 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손가락 사이로 느껴지던 너의 손’이라는 가사도 어감이 세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가장 아름다움 연인의 모습을 담는 표현이라 생각했듯이 최대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썼어요.”

다이어트…기특한 복근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신체 부위로 복근을 꼽는다.

“포만감을 갖지 않도록 음식 섭취하기. 1시간씩이라도 땀을 흘리고 운동하기. 바른 자세 유지하기. 이 세 가지만 지키면 아름다운 복근을 가질 수 있어요. 저는 하루 3시간씩 운동하며 얻은 것이기는 하지만 꾸준히 한다며 누구나 가능하죠. 제 복근은 언제 봐도 참 기특해요. (웃음)”

서른둘…나이는 '열정지수'

댄스 가수로 데뷔한 여자 솔로가수로는 많은 나이다.

“엄정화 선배님은 여전히 파격적인 무대를 보여 주시잖아요. 참 배울 점이 많아요. 평소에도 나이는 별로 신경 안 쓰고 살아서 그런지 늦었다고 생각 안 해요. 제가 좋아하는 마돈나와 자넷 잭슨처럼 나이가 들수록 음악에 미치고 싶어요.”

솔로가수 가희의 목표는 “뻔한 가수는 되고 싶지 않다. 가수들이 저마다 특별하듯이 가희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서승희(라운드테이블 )

박유천과 무슨 사이?

솔로 데뷔로 화제가 되자마자 JYJ의 박유천과 찍은 커플사진이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다.

모자를 쓴 편안한 옷차림에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고 다정하게 바라보는 모습의 사진은 6년 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몇 장의 사진이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진 21일 만난 가희는 “다시 화제가 되는 줄 몰랐다. 주위에서 자꾸 물어보길래 알았다”고 입을 열었다.

“왜 뒤늦게 다시 화제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관심이라 생각하고 좋게 받아들이려고 해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사했다는 신곡 ‘돌아와 나쁜 너’의 주인공이 박유천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특정 인물을 떠올린 것이 아니다. 이별에 대해 평소에 느끼고 있던 감정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