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1절 기념식장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청와대 회동(영수회담)을 직접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3·1절 기념식에 앞서 광복회원, 독립유공자, 정당 대표, 4부 요인, 종단대표 등과 환담했고 이때 손 대표와의 만남이 있었다”며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언제 한번 봐요’라고 말했고 이에 손 대표는 ‘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 시작 전 대기실에서 손 대표와 만나 “안녕하십니까”라면서 악수를 청한 뒤 이같이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도 “건강하시죠”라며 안부를 되물었다.
각당 대표 등이 함께 있던 현장에서 이 대통령은 준비된 케이크를 손 대표에게 직접 덜어 주거나 “정치만 안 했으면 (손 대표와) 되게 친했을 텐데, 마음에 없는 얘기도 하고 그래서…”라고 말하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곁에서 “조건을 걸지 말고 무조건 만나야죠”라고 거들기도 했으며, 손 대표는 내내 별 언급 없이 미소만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이 사실상 손 대표에게 직접 청와대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하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의례적 인사’였을 뿐이란 입장이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이에 대해 “청와대가 비공식적인, 사적인 자리에서 말한 내용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손 대표는 이를 의례적 발언으로 알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반박했다.
◆ 이대통령 “북한과 언제든 대화”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3·1절 경축사를 통해 “많은 나라들을 돕는 대한민국이 같은 민족인 북한을 돕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제 핵과 미사일 대신 대화와 협력으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지난해 간 총리의 담화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행동과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과거사 관련 자성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