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두 중견 스타 해리슨 포드와 다이앤 키튼이 앙숙으로 만나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17일 개봉될 코미디 ‘굿모닝 에브리원’에서다.
포드는 ‘스타워즈’와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 등을 통해 쌓아온 ‘정의로운 모험가’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고집불통 중년남을 연기한다. 세계적인 거물들만 주로 상대해 왔으나 지금은 퇴물 신세로 전락한 유명 앵커 마이크 포메로이로 출연해 아침 뉴스쇼의 새내기 PD 베키(레이켈 맥애덤즈)를 사사건건 괴롭힌다.
극중 그의 호적수는 키튼이 맡은 콜린 팩이다. 자칭 미인대회 출신인 팩은 희귀동물 체험·힙합 댄스 경연대회·익스트림 스포츠 등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수다쟁이 방송인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포메로이와 충돌을 거듭한다. 우디 앨런 감독의 ‘애니 홀’ 등으로 낯익은 진보적인 지성파 이미지와 정반대다.
이들은 이번 작품을 위해 ‘망가지는 연기’를 선뜻 받아들였다. 포드는 첫 방송 전날 만취한 상태로 술집에서 소란을 떨며, 키튼은 래퍼 50센트와 랩 배틀에 나서고 스모 선수와 한판 승부를 벌이는 등 60대 중후반의 나이로는 소화해내기 민망한 연기를 척척 해낸다.
영화속과 달리 둘은 오래된 친구 사이로, 서로를 향해 후한 평가를 내려 눈길을 모은다.
포드는 “키튼은 더 할 나위없이 완벽한 배우로, 함께 연기할 때마다 영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칭찬했고, 키튼은 “포드같은 배우는 어디에서도 만난 적이 없다. 영화에서는 원수처럼 싸워대지만 정말 반할 수밖에 없는 남자”라고 화답했다.
한편 ‘노팅 힐’의 로저 미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인기 미국드라마 ‘로스트’를 연출했던 J.J 에이브럼스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아 ‘황금 출연진’에 걸맞는 뒷받침을 자랑한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