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으로 국내 연예·스포츠 스타들의 현지 일정 변동이 불가피하다.
3∼4월 일본에서 콘서트, 새 음반 출시, 홍보활동 등이 빼곡히 잡혀 있었던 한류 스타들은 일정을 중단한 채 현지 팬들의 안전과 빠른 피해복구를 기원하고 있다.
김현중은 13일 도쿄 NHK홀에서 열릴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의 일본 방영 기념 이벤트를 취소했다. 소속사 키이스트는 12일 김현중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출연진과 팬 여러분의 안전을 고려해 이벤트 진행 취소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갑작스런 재해에 상심하고 계실 많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류수영은 일본에서 첫 단독 팬미팅을 13일 오사카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행사를 연기했다. 오사카가 지진 피해 지역과는 거리가 있지만 일본 전체가 큰 충격에 빠진 상황에서 팬미팅을 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정훈은 14일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열릴 대규모 제대 기념 팬미팅을 논의 끝에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진출에 박차를 가하던 아이돌 그룹들의 새 앨범 활동도 차질이 예상된다. 16일 데뷔 싱글 ‘쇼크’를 발표하는 비스트, 다음달 13일 새 싱글 ‘미스터 택시’를 내놓는 소녀시대는 현지 음악·예능 프로그램 결방으로 홍보 활동이 대폭 축소·변경될 예정이다.
5월 18일 데뷔 싱글 ‘테이크 오프’를 출시하는 2PM도 사전 프로모션이 한동안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9∼10일 도쿄돔에서 열릴 ‘SM타운 라이브 인 도쿄’, 16일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슈퍼주니어·샤이니·신혜성·대국남아가 출연하는 가운데 열릴 ‘제4회 K-POP 수퍼 라이브’, 29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개최되는 브라운아이드걸스 단독 콘서트 등은 현지 기획사와 협의해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日 프로야구·축구 차질
스포츠계도 이번 초대형 강진으로 차질이 빚어졌다.
일단 21일 도쿄에서 개막하는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세계선수권대회는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일본빙상연맹은 “세계선수권이 치러질 도쿄 요요기 경기장은 경기를 치르는 데 지장이 없다”고 밝힌 것을 ISU가 받아들였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올댓스포츠는 “국제빙상연맹의 발표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며 “김연아는 20일 도쿄에 입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빙상인들은 여진의 위험성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개회일정을 늦추거나 개최지 장소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와 축구는 직격탄을 맞았다. 12∼13일 계획된 일본프로야구 시범경기와 프로축구 J-리그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변경된 가운데 김병현이 몸담고 있는 라쿠텐 골든이글스는 25일 예정된 개막전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진앙에 가까운 미야기현 센다이시를 연고지역으로 삼은 라쿠텐은 홈구장인 크리넥스 스타디움이 심하게 파손됐다. 일단 전기 시설은 복원됐지만 가스 공급이 끊겼고 특히 관중석은 지반이 크게 흔들리면서 금이 많이 간 상태다.
크리넥스 스타디움이 비상사태를 맞으면서 퍼시픽리그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퍼시픽리그는 팀당 144경기씩 치르는 정규 시즌 일정을 짜 놓았고 라쿠텐은 25일부터 지바 롯데, 소프트뱅크와 홈 6연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현재로서는 다른 구장을 빌리거나 아예 원정 경기를 떠나야 할 판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도 변경됐다. AFC는 15일 나고야-알아인(아랍에미리트), 16일 가시마-시드니FC(호주)의 경기를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