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주연 네 명의 합친 나이가 무려 275세에 이르는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만만치 않은 ‘흥행 뒷심’으로 화제다.
이순재(76)·송재호(72)·윤소정(67)·김수미(60)가 아름다운 사랑 하모니로 노익장을 과시하는 이 영화는 11~13일 전국에서 13만4353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을 불러모아 전주에 이어 4위를 지켰다.
지난달 17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는 84만890명으로, 어느덧 100만 고지에 근접했다.
더 놀라운 수치는 예매율이다. 14일 영진위의 예매율 조사에서 많은 신작들을 제치고 18.5%로 1위 ‘월드 인베이젼’(19.1%)을 바짝 뒤쫓고 있는 이변을 연출중이다.
개봉 2주째에 접어들면 관객수가 급격한 하락세를 그리는 여러 작품들과 달리, ‘그대를…’은 시간이 흐를수록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무척 이례적이다.(표 참조)
개봉 첫 주 6위에서 2주째 10위로 잠시 떨어졌다가, 3주째로 접어들며 다시 6계단이나 상승했고 4주째가 되면서 오히려 관객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흥행 추이의 배경에는 문화계 유명인사들의 좋은 입소문이 한몫 거들고 있다는 게 영화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원작자인 만화가 강풀과 김수현 작가 등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면서 일반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순재를 비롯한 주요 출연진의 나이를 뛰어넘은 열연이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할아버지로 나와 코믹 연기를 선보이는 이순재와 치매 노인으로 등장해 알몸 노출을 불사한 김수미가 웃음과 눈물을 골고루 책임진다.
여기에 오달수·이문식·송지효 등 잠깐씩 얼굴을 내미는 조연급도 화려해 눈길을 모은다.
홍보를 맡은 하이컨셉 측은 “등장인물들의 연령대가 높지만 완성도가 워낙 탄탄해 젊은 층도 좋아할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면서도 꾸준한 흥행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