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5일 4·27 재·보선에 출마할 후보자 공천신청 접수를 마감했지만 정운찬 전 총리는 끝내 신청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 전 총리의 출마가 가시권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의 출마 여부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패키지’로 연동돼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누구든 먼저 출마를 선언하면 이 대결은 성사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 대표는 조금씩 출마 쪽에 무게를 실어 가는 분위기다. 손 대표는 이날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로서 당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내 몸을 사리지 않고 한다는 게 기본적 자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 민주당 승리를 위해, 또 이번 재·보선이 내년 총선과 정권교체의 바탕이 돼야 한다는 정신을 갖고 임할 것이며 분당에 대해서도 같은 차원에서 같은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재·보선에 대한 ‘무한책임’을 언급한 것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기류 변화는 최근 나온 일부 여론조사 결과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결과 손-정의 표 차이는 2.5%포인트에 불과했다. 야권의 숨은 표를 감안하면 뒤집는 건 문제도 아니라는 게 민주당 쪽 생각이다. 다만 손 대표가 출마하면 강원도지사 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재·보선 전략에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지고, 자칫 패배했을 때 대권가도에도 적지않은 타격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아직 주저하는 듯 보인다. 또한 2009년 10월 수원 재선 때 서울 종로 지역구를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당의 구원등판 요구를 고사한 만큼 이번에 분당으로 지역구를 옮긴다면 스스로 원칙을 깨는 데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
◆ 김태호 김해을 선언
성남 분당을은 6 대 1, 경남 김해을 보선은 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당을에서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강재섭 전 대표가 예정대로 공천 신청을 했고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경남 김해을 보선에 나서기 위해 이날 중앙당에 신청서를 냈다. /이선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