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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장자연 편지’ 장자연이 안썼다

경찰 “국과수 감정결과 장씨 친필 아니다” ‘정신분열’ 전씨 자작극 … 재수사 않기로

2년 만에 재점화된 고(故) 장자연 사건은 정신질환 의심 수감자의 자작극으로 결론났다.

경기지방경찰청과 분당경찰서는 16일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장자연씨 친필이라고 주장되던 편지 원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필적감정, 지문, DNA 분석 결과 장씨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수감자 전모씨가 장씨의 필적을 흉내 내 작성한 위작으로 판단했다”며 “문건 전반에 대해 재수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발표한 위작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전씨가 과대망상 증상과 사고과정의 장애를 보이는 등 정신분열증 초기단계로 이 같은 편지의 내용을 지어냈다며 동료 재소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전씨는 “장자연과 오빠 동생 사이로 출소하면 연예기획사를 차려 장자연을 스카우트하겠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고인과 전씨의 친분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점도 위작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장자연은 전북 정읍에서 초·중·고를 나왔고, 전씨는 전남 강진과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 생활권이 달랐다. 감방의 면회접견부, 우편물 수불대장, 장씨의 가족과 지인들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들의 친분은 드러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에서도 편지 조작의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이 의뢰한 편지 원본 24장의 필적은 장자연의 친필과 다르고, 전씨가 쓴 필적과 비교하면 일부 반복적으로 맞춤법을 틀리게 기재하는 습성이 공통적으로 관찰된다고 국과수는 밝혔다. 또 겉보기에 필적이 유사하지만 ‘ㅃ’ ‘ㅎ’ ‘ㅂ’ 등에서 획을 긋는 방식이 달랐고 필압 역시 다르다고 분석했다.

◆ 왜? 어떻게? 처벌은?

전씨가 자작극을 벌인 이유와 50통 231쪽에 해당하는 분량을 조작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범죄전문가들에 따르면 장기간 독방을 쓴 망상장애 문제수라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서 죽은 사람의 원혼을 풀어줘야한다는 사명을 띤 것으로 착각할 수 있고, 독방을 쓰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문제수들이 조작한 편지를 보내는 것도 흔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씨가 자작극을 자백하더라도 형사처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자의 명예훼손죄가 검토될 수 있으나 전씨는 편지를 재판부에 제출했을 뿐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 끝나지 않은 논란

편지는 가짜로 결론났지만 ‘장자연 사건’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16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편지가 가짜라고 해도 2년 전 경찰의 수사가 정당했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며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한국여성민우회 등 40개 여성단체들도 성명을 내고 투명한 진상조사를 위한 특검을 요구했다.

한편 ‘장자연 편지’의 존재를 최초로 보도한 SBS는 “현재로서는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인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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