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장자연 편지’는 위작이고 관련 수사를 종결한다는 입장을 밝힌 16일 정치권도 논란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편지를 보도한 언론과 재수사를 촉구한 야당에 책임론을 제기했다. 야권은 경찰이 편지 위조를 빌미로 사건의 본질을 회피한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장자연 사건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만 남발하며 국민을 혼란 속에 빠뜨려 왔다”며 “안타까운 죽음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만 했던 민주당은 고인은 물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전여옥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이 건을 최초 보도한 SBS를 향해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에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냐. 언론계로서는 이보다 더 큰 끔찍한 ‘지진참사’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은 사건의 본질은 연예인을 자살케 한 성접대 실체의 규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애초 수사 과정에서 조선일보 사주 관련 참고인 진술 묵살 등 의문이 제기됐다. 경찰은 지문 감식, DNA 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엄정 재수사를 촉구했다.

조선일보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이날 연명으로 보도자료를 내 경찰을 비판했다.

이들은 “경찰이 이번 편지의 진위 여부에만 매달리는 건 본말전도”라며 “달을 가리키자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는 격”이라고 밝혔다. 또 “편지가 가짜라도 2년 전 경찰 수사가 정당했다는 증거는 못 된다”면서 “달랑 국과수 발표만으로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경찰의 모습에 국민들의 신뢰는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