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정말 내년 런던올림픽에 가겠다.
연기자 이시영이 ‘여자 파이터’로 우뚝 섰다!
그는 17일 경북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48㎏급 결승전에서 성소미(순천 청암고)를 3라운드 1분40초만에 RSC승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연예인이 전국 단위의 아마추어 복싱대회에서 우승하기는 2003년 헤비급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쥔 탤런트 유태웅에 이어 두 번째이며, 여자로는 단연 처음이다.
전날 신소영(양주 백석고)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이시영은 1라운드 중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였다. 큰 키(169㎝)와 긴 팔을 이용한 정확한 스트레이트로 1라운드에서만 9-0으로 크게 앞섰다.
이어 2~3라운드에서도 각각 두 차례나 다운을 뺏는 등 월등한 기량을 앞세워 17-0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두 선수의 점수 차가 15점 이상 벌어질 경우 심판이 RSC를 선언한다.
▶ 선수 전업 가능성은?
이날 경기를 지켜본 이승배 복싱 국가대표 감독은 “신체 조건이 상당히 좋고 특히 왼손 스트레이트가 무척 정확해 신인치고는 아주 훌륭한 경기를 보여줬다”며 “물론 전문 선수에 비하면 아직 모자란 점이 많지만 지난해 생활체육복싱대회에 출전했을 때보다 기량이 많이 향상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지도를 맡은 백승원 코치와 홍수환 전 세계챔피언은 “무엇보다 투지와 열정이 돋보인다”며 “지금과 같은 자세로 훈련에 일로매진하면 런던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 출전도 무리는 아니다”고 칭찬했다.
남자 연예인들중에는 1980년대 미남 하이틴 스타 최재성을 시작으로 이훈 김종국 등이 선수 못지 않은 기량을 갖춘 ‘반(半) 복서’로 유명하다. 할리우드에서는 미키 루크가 복싱을 사랑하는 배우로 잘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중반 연기 활동을 아예 중단하고 프로 복서로 나서기도 했다.
▶ 연기와 복싱, 둘 다 놓지 않아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이시영은 “출중한 선수들이 많은데 유명인이란 이유로 저한테만 관심이 쏠릴까봐 그동안 출전했던 생활 체육대회에서 취재를 일부러 피했다”며 선수 생활을 계속할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신중하게 답했다.
그러나 주위의 귀띔에 따르면 취미 이상의 열정을 보이고 있어 연기와 병행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편,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드라마 출연을 계기로 복싱에 입문한 뒤, 제작이 무산되고도 복싱에 재미를 잃지 않아 체중과 몸매 관리에 큰 효과를 봤다”며 “여배우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얼굴이 상할까봐 솔직히 우려스럽지만 매일 5~6㎞의 달리기와 2시간의 기술 훈련을 빼 먹지 않고 밀가루와 설탕류는 입에도 대지 않는 식이요법을 1년 넘게 꾸준히 해 온것을 보면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같다”고 전했다.
첫 주연작으로 31일 영화 ‘위험한 상견례’의 홍보를 맡고 있는 필름마케팅 손주연 대표는 “홍보 활동에 절대 피해를 주지 않을테니 복싱대회는 반드시 출전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짜 달라고 (이시영 측으로부터) 부탁 받았다.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영화 홍보와 경기 모두 게을리하지 않는 걸 보면 독종”이라며 혀를 내둘렀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