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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차비도 없다가 홍대앞 졸부된거죠”

화제의 인디밴드 '10cm' 성인용 가사에 아름다운 사운드 묻혀 ‘제2 장기하’ 아닌데…



윤철종(29·기타),

권정열(28·보컬)로 이뤄진

2인조 밴드 10cm(십센치)가

홍익대 앞 인디음악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주류 음악계로

인기를 넓혀 가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첫 정규앨범 ‘1.0’은

하루 만에 초도물량 1만 장 매진에

이어 한 달 사이 2만 장이 팔려나갔다.

지난달 월간 음반차트 순위에

이들 이름 위로는

빅뱅과 아이유뿐이다.

톡톡 튀는 솔직한 노랫말만큼

이들은 인터뷰 내내 거침없는 입담으로

직설적인 음악 행보를

이어 가겠다는 포부를

분명히 했다.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 줄 예상했나.

팬들을 충족시킬 수 있겠다는 자신은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살림살이가 많이 나아졌겠는데.

물론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따끈따끈했다. 고향(구미)에 가고 싶어도 차비가 없었는데 지금은 지하철도 귀찮아서 안 탄다. 모범택시만 탄다. 졸부의 전형적인 씀씀이다. 이전에는 끼니 걱정에 라면도 반 개씩 나눠 먹어야 했다.

인기 원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시류를 잘 탔다. 요즘 대중음악이 웰메이드로 쏠려 있어서 우리처럼 어설프고 감성적인 음악이 통했나보다. 통기타 열풍도 한몫했고.

아무래도 독특한 가사의 힘이 컸던 것 같은데.

우리는 아주 평범하게 쓴다고 했는데, 다른 가수들의 노래 가사가 지나치게 평범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튀어 보였다. 너무 아름다고, 쿨하고, 진지하고, 잘 포장돼 있지 않나. 우리는 자연스럽게 일상을 담았을 뿐이다.

직설적인 가사로 심의 통과도 걱정했겠다.

‘킹스타’와 ‘헤이 빌리’가 지상파 3사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킹스타’에는 페티시라는 주제와 오르가슴이라는 가사가 문제가 됐고, ‘헤이 빌리’는 아이가 생기는 과정을 묘사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다른 곡들도 걸릴 게 많았는데 이 정도로 참 다행이다.

앞으로도 노골적이고 야릇한 가사를 계속 쓸 계획인가.

우리가 성인인 이상 성인들을 위한 노래는 계속 쓸 거다. 우리 노래를 10대가 공감하기는 힘들지 않겠나. 어차피 10대는 아이돌이 점령하고 있으니까.

가사는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

대부분 논픽션이다. 로맨틱한 노래는 거의 다 여자친구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그게 아니고’ ‘뷰티풀’ ‘리버스’는 철종이 형이 6개월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만든 노래라 축축 처진다. (권정열)

만들어 놓고 보니 노래들이 대부분 여자 아니면 돈 얘기뿐이다. 사실 우리 관심사가 그렇다. 잘 모르면서 쓰고 싶진 않다. (윤철종)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 등장하는 곳도 실제 장소라던데.

은하수 다방은 홍대 앞에 있는 우리 아지트다. 2008년에 무작정 상경해서 거기서 죽치고 음악을 만들었다. 이번 앨범도 거의 모든 곡을 거기서 썼다. 노래 덕에 다방 매상이 많이 올랐다고 사장님이 와인 한 병을 선물하셨다.

‘제2의 장기하’라는 말도 나온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과는 음악 성향이 전혀 다르다.

그럼 뭐라고 불리고 싶나.

‘뉴욕 맨해튼 스타일의 스마트함을 추구하는 어쿠스틱 팝듀오’라 불러 달라며 홍보하고 다녔는데 잘 안 됐다. ‘성인가요 밴드’로 불리고 싶다.

다른 인디밴드들과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

기획사에 소속된 인디밴드들도 많은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잃을 게 없고, 그래서 솔직하다. 그러다 보니 건방지다는 소문도 많이 퍼졌다. 예전엔 무대매너가 정말 ‘꽝’이었다. 공연하면서 문자메시지 보내다 욕먹기도 했고, 관객들에게 박수 치지 말고 따라 부르지도 말라고 한 적도 있다. 지금은 많이 순화됐지만 십센치 정신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하는 팬들도 많다.

인디정신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나.

우리는 유지 방식이 인디일 뿐이지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다. 한 번도 마니아적이라 생각한 적 없다. 단, 대규모 단독공연이나 페스티벌 무대에 서면 좋기는 하지만 우리와 썩 어울리는 것 같진 않다. 소규모 공연으로 우리 음악을 정확히 전달하고 싶다.

십센치 음악이 가사에만 관심이 쏠려 섭섭하지 않나.

굉장히 섭섭하다. 기타 편곡이 매우 아름답고, 밴드 사운드도 차별화된다. 정식으로 음악을 배우지 않아 세션 라인이 일반적이지 않고 고정 틀을 깬다는 점도 매력이다.

가창력 평가도 묻힌 것 같은데.

그렇다. 하지만 워낙 가창력이 탁월하니까 괜찮다. 이 말은 꼭 써주면 좋겠다.

사진/김도훈(라운드테이블)·디자인/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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